[단독]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日맥주, 8월부터 할인행사 제외"…코젤·필스너우르켈도 포함(종합)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맥주 행사서 일본산 제외
GS25에서는 일본기업이 소유한 코젤·필스너우르켈도 포함

단독[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편의점 업체 CU와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가 '4캔의 1만원' 등 수입맥주 행사에서 일본산 제품을 제외하기로 했다. 최근 일본의 무역보복 조치에 반발해 개별 점포별로 불매운동에 참여한 사례는 있었지만 대형 유통업체 본사가 나서 행사 축소 등 불매운동에 동참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편의점들 앞다투어 불매운동에 동참하면서, 편의점 발 일본산 불매 운동이 유통업계 전체로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5일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8월부터 '수입맥주 4캔 1만원' 행사 등에서 일본 주류(맥주 등)를 모두 제외하기로 했다. 또 일부 제품은 발주를 정지하기로 하고 이날부터 전국 영업부와 가맹점에 안내를 실시한다. 행사에서 제외되는 상품은 아사히, 기린이치방, 삿포로, 산토리 등 총 10종이며 발주 정지되는 상품은 에비스 등 총 5종이다. 호로요이 4종도 할인 행사를 중단한다.

GS25도 이날 8월 수입맥주 할인 행사에서 아사히와 삿뽀로, 기린이치방, 산토리 등 일본산 제품을 제외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전국 영업부와 가맹점에 알렸다. GS25는 한발 더 나아가 코젤과 필스너우르켈 등 일본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기업의 제품도 함께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코젤과 필스너우르켈은 일본 최대 맥주업체인 아사히그룹의 브랜드다.

앞서 GS25는 수입 맥주 행사 홍보물에서 상당 부분 추가 비용 지불을 감수하면 일본산 제품을 제외해 다시 배포 한 바 있다. 기존 홍보물에는 기네스, 하이네켄, 칭따오, 아사히, 1664블랑, 삿뽀로, 필스너우르켈 순으로 배치됐다. 변경된 홍보물은 기네스, 홉하우스13, 하이네켄, 칭따오, 1664블랑, 카스후레쉬, 호가든 순으로 배치됐다. 일본 맥주 아사히와 삿뽀로를 제외하고 일본계인 필스너우르켈도 뺀 것이다.

세븐일레븐도 이날 일본산 맥주 행사 중단을 결정하고 8월 행사 지침에 이같은 내용을 포함 시키기로 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오늘(25일) 오전 일본산 맥주 8월 행사 중단을 결정했다"며 "'4캔 1만원' 행사에 해당하는 일본산 맥주는 15종이며, 다른 행사까지 모두 합하면 총 24종의 맥주가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이마트24도 이날 오후 일본산 맥주 할인행사 중단을 결정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점주들의 의견을 수렴해 내부적인 검토에 들어간 결과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편의점들이 일본 맥주 할인 행사를 중단하기로 한 것을 최근 국민들 사이에서 일본산 불매운동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CU에서는 일본의 무역보복 조치가 이뤄진 이후 7월(1일~21일) 한달간 일본산 맥주가 전월 동기 대비 40.3%가 감소했다. GS25에서도 같은 기간동안 맥주 전체가 4.1%, 국산 맥주와 외국산 맥주가 각각 2%와 2.9%가 상승하는 동안 일본산 맥주는 38.7%가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다. 수입 및 제조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유통사가 할인행사 중단을 선언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기 때문이다. 또 할인 행사에서 제외되면 가격적인 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자연스럽게 판매 감소가 예측되기 때문에 유통업체 본사가 취할 수 있는 사실상 가장 강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편의점측은 이번 결정에 대해 최근 국민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일본 불매 운동이 배경에 있다고 설명했다. CU관계자는 "최근 한일 간 이슈로 인한 국민적 정서를 고려하고 가맹점주님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GS25관계자도 "국민정서를 감안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가맹점주와 고객들의 선택권을 위해 판매 자체를 중단하지는 않기로 했다. CU관계자는 "가맹점주님들과 고객들의 선택권 자체를 본부에서 임의로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해당 상품들을 할인 행사에서 제외하는 것이지 판매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