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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류청론] '혁신형 택시'가 살아야 택시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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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지난 17일 내놓은 택시-플랫폼 상생안의 핵심은 두 가지다. 대한민국 모빌리티시장의 총량은 현재의 택시 총량(25만대)에 한정한다는 것과 택시는 앞으로 ①혁신형 ②가맹형 ③중개형 모델로 나뉘게 된다는 것이다.


상생안이 나올 때까지 모두의 관심은 '1번 혁신형 택시(혁신형)가 어떻게 될까'로 쏠렸다. 막상 공개된 이후 시장의 관심은 '2번 가맹형 택시(가맹형)를 어떻게 할까'에 몰리는 듯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하자면 1번 혁신형 택시는 현재의 '타다' 서비스, 2번 가맹형 택시는 '웨이고' '마카롱택시' 등의 브랜드 택시를 생각하시면 된다.) 혁신형은 차량 대수가 택시 감차 대수에 맞춰 한정된다. 여기에 대당 월 40만원 정도의 기여금(면허 이용료)도 부담해야 한다. 그래서 혁신형이 성공한다고 해도 전체 택시의 5%(1만2500대) 이상을 넘기 어려울 것이다. 반면 가맹형은 대수가 한정된 것도 아니고 추가 비용 부담도 없다. 이러니 가맹형에 관심이 몰릴 수밖에 없다. 그래도 혁신형이 살아야 택시가 산다. 이유는 간단하다. 가맹형과 중개형에서도 다양한 상품이 나올 수 있겠지만 혁신형만큼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솔직히 지금 택시시장은 매우 어렵다. 택시 수요가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택시는 과거 고도성장기의 '과로 문화'와 '영업ㆍ회식 문화'를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야근하다, 접대하다, 회식하다 지쳐서 택시를 타고 귀가하고, 다음 날 출근하기 힘들어 택시를 타는 식이었다. 그러나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함께 일찍 집으로 돌아가는 대중의 발길은 대중교통으로 향하고 있다.


국토부는 상생안을 추진하는 목적을 현재 연간 8조원 수준인 택시산업을 20조원, 30조원으로 성장하는 산업으로 만들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숙박과 여객은 공간을 판매하는 산업이다. 정해진 시간 내에 공간을 판매하지 못하면 그 상품은 사라져 버린다. 예약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호텔업계와 항공업계는 그래서 블록딜(사전 묶음 판매), 타임세일(막판 판매) 등을 통해 공간을 100% 판매하는 방식을 취했다. 그러나 실시간 예약이 숙명인 택시는 손님을 태우지 못하는 시간은 그냥 허공으로 날려야 한다. 이런 현실에 택시업계는 그간 피크타임이 아닐 때는 영업을 쉬는 휴차로 대응해왔다. '손님이 없으니 기름값이라도 아끼자'였다. 이런 발상으론 모빌리티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


정부의 결정으로 한국에서 돌아다닐 수 있는 택시 총량이 25만대로 묶였다. 그렇다면 이 택시들이 하루 24시간 돈을 버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8조원 규모의 시장을 2배, 3배로 키울 수 있을 것이다.

24시간 돈을 벌 방법을 요금제로 예를 들어보자. 상생안에 대해 '결국 택시비만 올리는 것이 아니냐'라는 소비자들의 차가운 시각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택시요금에서도 더 저렴한 요금이 가능한 구독형 모델을, 블록딜 모델을, 타임세일 모델을 시도해본다면 소비자들의 호응이 더 커지지 않을까. 그런데 이런 모델은 혁신형에서만 가능할 것이다. 덩치가 큰 가맹형과 중개형 택시에서는 쉽지 않은 실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혁신형에서 성공한 요금 모델을 가맹형, 중개형으로 확산시켜가면 된다. 요금만 예로 들었지만 혁신형이란 명칭답게 차량 종류부터 영업 구역, 영업 방식, 영업시간 등에서 이런 혁신적 발상을 다양하게 적용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 결과로 소비자들에게 택시를 '골라 타는 재미'를 줘야 한다. 그래야 전체 택시시장이 커진다. 혁신형이 살아야 택시가 산다는 이유다.


이태희 벅시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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