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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韓 경제 소생시킬 'AI 라이언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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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킹'이 25년 만에 실사판 영화로 반갑게 돌아왔다. "사실감을 극대화한 여정 장면들은 레오나르드 다빈치가 다시 살아나 작업한 것 같은 판타지를 보여 준다"며 세계 여러 매체가 앞다퉈 칭송하고 있다.


다빈치까지 끌어와 일개 개봉작 디즈니 영화를 크게 다루는 데에는 특별한 맥락이 있어 보인다. 여름 성수기면 늘 마케팅 하는 디즈니 영화지만 이번 '라이언킹'은 때마침 한국 경제가 급격히 노쇠해지기 시작한 시점이라 뭔가 강렬한 신탁을 던져주는 듯하다.

제1 메시지는 '디즈니는 늙었지만 싱싱하게 되살아날 줄 안다'이다. 둘째는 '디즈니도 못하는 결정적 요소를 누군가 대신하고 낚아채야 한다'이다. 그 다음은 '할리우드 대항 전략'.


디즈니는 올해 96세. 100년의 기업으로 넘어가고 있지만 지금 한창 싱싱하게 회춘하고 있다. 미키 마우스도 무려 1928년생이지만 여태 저작권이며 라이선싱 비즈니스 수익이며 어느 하나 감 떨어지지 않게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해마다 요맘 때 독보적 히트작 라인업에서 황금 곶감 하나씩 빼 들고서 사뿐히 생환한다. 벌써 실사판 '알라딘'이 구석구석 후미진 곳 코 묻은 동전까지 싹 쓸어갔다. 17일 개봉한 '라이언킹'도 블록버스터 대박을 외치는 주문 '하쿠나 마타타'를 연신 울려 퍼뜨리고 있다. 이어 숨 돌릴 새도 없이 실사판 '인어공주' 제작 이슈가 관심을 끌면서 잠재 관객들을 몽롱한 몸 풀기로 이끈다.


이런 디즈니이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기존 2.5%에서 2.2%로 우리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게 된 현시점에 그런 눈부신 갱생 과정을 꼭 배워야만 하겠다. 늙고 병든 한국 사회를 수발할 낙담만 할 순 없어서다.

디즈니 소생법이 일러주는 가장 큰 메시지는 철저한 자산 관리다. 최대 최상 콘텐츠 아카이브라고 부르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자산 가치를 한계 효용 체증으로 돌려놓기 위해 모든 수단을 찾아내고 있다. 셀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는 1990년대 낡은 2D 영상을 25년 한 세대 흘러간 주기에 맞춰 실사판 영상으로 리메이크하는 집요함을 포기하지 않는다. '미녀와 야수'도 그렇고 이번 '알라딘' '라이온킹', 개봉박두 '인어공주'도 한결같다. 기술 발전을 기다렸다가 재단장한 측면도 있지만 핵심은 거래비용 절감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경영 철칙이다. 원래부터 저작권 부담 없는 공주 이야기들로 시작한 봉이 김선달 월트 디즈니가 아니던가.


두 번째 소생법은 한계와 약점을 직시하는 데서 나왔다. 꽃할배 디즈니를 회춘시켰으되 뭔가 20% 부족하게 찜찜하게 남는 시크릿을 파헤쳐 보자. 뮤지컬 '라이언킹' 사례를 보면 된다. 공연 역사상 최대 성공작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뮤지컬 '라이언킹'은 물론 디즈니 역작이다. 하지만 이 초대박 콘텐츠의 실제 운영 관리는 일본 극단 시키(四季)가 대행한다.


토호 극단과 함께 일본 뮤지컬계 양대 산맥을 받치고 있는 시키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오페라의 유령' '아이다' '위키드' '라이온킹' '캣츠' 등 판권을 보유한 좀 특별한 흥행 술사다. 재주는 디즈니가 넘고 돈 관리는 일본 집사가 맡아 하는 시스템이라고 할까. 이로써 디즈니가 만화 산출도 그렇고 장기 공연 부문에서는 대행사를 선호하고 본체는 오로지 콘텐츠 기획, 개발 같은 핵심 역량에만 집중함을 간파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은 이번 '라이언킹'이 보여준 VR(가상현실), CGI(컴퓨터그래픽), VFX(영상특수효과) 노력을 완성케 해줄 화룡점정 끝판 대행에 눈길을 줘야 한다. 해답은 바로 AI(인공지능) 캐릭터로서 혁신하는 뉴 콘텐츠 '라이언킹'이다. AI 라이언킹이라야 비좁은 영화관을 벗어나 일상생활 한 복판 신대륙으로 열리는 캐릭터 비즈니스를 만개할 수 있다.


항 할리우드 전략은 덤이다. 이번 '라이언킹'은 4DX 영화까지는 고부가가치를 획득했지만 막상 인터넷 모바일 5G 환경에 적격인 필수 아이템으로는 등극하질 못했다. 실리콘밸리와 할리우드가 첨단 콘텐츠를 생산했지만 정작 이용자가 AI 아바타 캐릭터와 같이 놀고 반려 동물처럼 밥 주고 키우는 라이프 스타일 콘텐츠로까지는 비상하질 못했다. 5G 상용화가 되어 있고 액티브한 미디어 체험으로 중무장 되어 있는 한국 아닌 다른 곳에서는 불가능한 여건이어서 그렇다.


드디어 몇 단계 더 높은 수준인 AI 라이언킹 아바타 캐릭터 개발을 위해 세계 제일 테스트 베드인 서울 테헤란로, 구로디지털단지, 판교 테크노파크가 소매를 걷어붙일 때가 왔다. 콘텐츠 에셋에 강한 디즈니 멱살을 잡고 5G, 4차산업혁명 1번지 한국다운 멋진 신상품을 내놓을 때다. AI 라이언킹 같은 멋진 소프트 파워 신상들이 터져 나오게 하는 전법만이 늙어가는 한국 경제를 소생시킬 확실한 처방이다.


심상민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한국문화경제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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