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 안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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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한일간 갈등이 곧 해결되기를 기대하며 미국이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관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동맹간의 문제가 악화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 당초 예상과 달리 호르무즈 해협 해상 안전을 위한 파병은 언급하지 않았다.

스틸웰 차관보는17일 외교부 청사에서 오전에는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오후에는 윤순구 차관보, 강경화 장관과 연이어 만나 북한 비핵화 협상과 한일 관계 등에 대해 논의했다.

관심의 대상인 한일 관계에 대한 미국의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절제된 표현을 했다. 그는 모든 회담을 마친후 청사를 떠나며 한일간의 갈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음을 알고 있다고 운을뗐다. 그는 이어 "미국은 동맹간의 협력 강화에 큰 우선순위를 두고 있으며 한일 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그러하다"고 언급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한일간의 협력이 없이는 동북아 지역의 어떤 이슈도 해결되기 어렵다며 한일이 민감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해법이 곧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한국과 일본의 친구이자 동맹인 만큼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노력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서 오전 회담을 마치고 이동하며 기자들과 만나서는 "동맹이기 때문에 우리는 한국과 미국과 관련된 모든 이슈에 관여할 생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윤 차관보는 "스틸웰 차관보와 생산적인 협의를 했다. 일본의 수출 통제애 대해 우리 입장을 얘기했고 미국도 대화 재개를 통해 이문제가 해결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북미 협상과 한미 관계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미측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국의 신남방 정책이 중첩된다는 사실을 상기시켰지만 더 이상의 발언은 없었다. 이번 회담도 상당부분 한일 관계에 할애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틸웰 차관보는 강 장관과 윤 부차관보가 일본과의 관계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음을 밝히며 자신도 신중하게 처리를 해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외교부는 양 차관보가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간 협력의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데 공감하고, 경제·거버넌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간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양 차관보는 향후 협의의 상설화를 포함해, 양자·지역·글로벌 전략 사안에 함께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강경화화 장관도 스틸웰 차관보에게 "이렇게 도전적이고 어려운 시기에 다양한 레벨에서 함께 협력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와 제가 견고한 관계를 갖고 있고, 제가 여러분의 의도와 요청, 필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리스 대사와 명료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스틸웰 차관보와 강 장관의 만남에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도 동행했다. 스틸웰 차관보와 해리스 대사는 군 장성 출신으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있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