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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김구 싸움 붙이지 말라" 원로 정치인, 與野 모두에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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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대 국회의원 지낸 유경현 헌정회장
71주년 제헌절 경축식 자리서 여야 향해 일침
"통합·연대, 우리는 영원히 어려운 일인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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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외침보다 내분으로 무너진 나라가 얼마나 많은가. 이제 이승만 대통령과 김구 선생을 싸움 붙이는 일은 그만둬달라."


17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71주년 제헌절 경축식 행사장. 기념사를 하기 위해 단상 위에 올라선 유경현 대한민국헌정회 회장은 그를 바라보고 있는 여야 당 지도부들을 향해 이같이 쓴소리를 했다.

그는 10대 국회(1979년)부터 내리 3선을 한 정치 원로이자 선배다. 유 회장은 이 자리에서 포용 없는 집권여당과 거친 말만 내뱉는 야당 모두를 꾸짖었다. 지금의 분열을 만든 건 여야 모두에게 잘못이 있다는 것을 강조한 셈이다. 그는 "국회를 보면 1등 의원이 넘쳐나는데 왜 국회는 1등 국회가 되지 못하는가. 50년, 100년 후에 어떤 평가를 받을지 냉정히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중석에선 박수가 터져나왔다.


유 회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보복없는 정치를 실천적으로 앞장선 분"이라고 평가했다. 오랜 불화를 겪었던 관계지만 대통령이 된 후 '박정희 기념관'을 세우는 등 포용의 자세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그는 "정치인들 모두 민족 분단과 동족상잔이라는 무거운 멍에를 지고 절대빈곤을 이기면서 오늘에 이른 현대사회의 주역이 아닌가. 눈물겹고 파란만장한 오늘을 나눈 동시대인 아닌가"라며 "정권, 선거와 함께 더 큰 국권과 다음 세대를 차분하게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가 분노의 화염을 줄여가면서 인내와 포용의 큰 성을 쌓아야 한다"며 "말이 거칠어지는 프로파간다는 줄여가면서 선의로 경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력을 독점하는 정치구조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유 회장은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를 보면 당선자가 총 투표의 절반 정도를 받는데 정치 현실은 권력 독점 내지는 집중"이라며 "그게 논란이 되면서 내내 갈등이 계속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독의 경우 2차 대전 이후부터 현재의 메르켈 수상까지 반세기에 걸쳐 싸우지 않고 연립정권으로 경제발전과 통일대업을 이뤘다"며 "우리는 불가능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우리도 여야 간 적정한 권력 안배와 비례적, 연대적인 포용과 공존의 정치를 해볼만할 때가 됐다는 담론이 제기되고 있다"며 "통합과 공존의 정치가 약속되고 더 많이 이행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아울러 일본의 무역보복이라는 위기를 여야가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여야가 따로 없고 총력전으로 난국을 극복해야 한다"며 "외교는 국력을 겨루는 일이고 큰 것을 얻으려면 큰 것을 내줘야한다는 큰 철학에 국민들도 이해를 같이 해줬음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그는 이날 자리에서 역대 대통령의 업적과 생애를 총망라한 종합기념관 또는 박물관 건립을 제안했다. 유 회장은 "미국 부시 대통령의 영결식에 카터, 클린턴, 작은 부시, 오바마 등 4명의 대통령이 나란히 앉아 추모하는 명장면을 우리는 영원히 어려운 것인가 스스로 물어본 적이 있다"며 "나라 곳곳이 집단 이기주의의 싸움터가 된 오늘, 국민은 정치권의 대(大)화해에 목말라있고, 한국정치 대화해의 상징적인 명소로 다음 세대에 물려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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