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관세전쟁 암초 만난 트럼프…中, WTO 관세 분쟁서 승소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무역전쟁에서 고율관세 부과 카드를 손에 쥐고 중국을 쥐락펴락 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세계무역기구(WTO)가 반덤핑 상계관세 부과 관련 소송에서 중국의 손을 들어주면서 미국이 불공정 무역의 당사자로 전락한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WTO 상소기구는 중국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2년, WTO에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제품, 종이, 철강 등 22개 품목에 반덤핑ㆍ반보조금 상계관세를 부당하게 부과해 총 73억달러(8조6000억원)에 이르는 피해를 봤다며 소송을 제기한데 대해 미국이 잘못된 결정을 했다고 판결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007~2012년 자체 조사를 거쳐 중국이 국유기업을 통해 낮은 가격에 부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중국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중국에 반덤핑 상계관세를 부과해왔다.


하지만 WTO 상소기구는 분쟁 시작 7년만에 내린 판결문에서 미국이 WTO 규정을 완전히 준수하지 않았으며 미국이 만약 WTO 규정을 어긴 반덤핑 상계관세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중국이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다고 판정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의 수출품 가격이 왜곡됐다고 보고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지만, 미국의 가격 산정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며 중국이 정한 가격을 인정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미국은 이번 판정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USTR은 WTO 상소기구 판정이 나온 뒤 성명을 통해 "세계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의 조사보고서를 비롯한 다른 객관적 증거들을 무시한 결론"이라고 반발하며 "상소기구가 WTO 규범을 약화해 미 노동자와 기업에 피해를 주고, 중국 국영기업들의 보조금에 맞서려는 노력을 방해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과 중국 국영기업이 미국 기업과 근로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반격을 예고했다.

하지만 중국은 당장 WTO 판결을 수세에 몰린 무역전쟁의 반전용 카드로 활용할 태세다. 이번 상계관세 자체는 최근 무역전쟁 과정에서 미국이 부과한 보복관세와는 무관하지만 불공정 무역의 주체가 중국이 아닌 미국이라는 구도를 설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당장 중국 상무부는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은 지금도 여전히 불법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며 "미국은 잘못된 조사 방식을 바로잡고 즉각적인 시정조치를 취해 양국 기업과 국가에 공평한 무역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중국은 이번 WTO 상소기구의 판결로 2012년 미국으로부터 받은 반덤핑 관세 조치에 대해 미국에 보복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했다. 또 미국을 상대로 보복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손실 규모를 산정하는 문제로 다시 미국과 법적 분쟁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미·중 무역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중국은 미국을 향한 보복관세 부과와 손실 보상이라는 추가 카드를 얻게 된 셈이다.


미국과 중국은 무역협상 재개 국면에 들어섰지만 이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어 아직 대면 협상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WTO 판정으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잠시 접어뒀던 3250억달러(약 383조원) 규모의 중국 상품에 대한 25% 관세 카드를 다시 꺼내들며 중국 압박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우리가 원한다면 3250억달러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면서 "나는 중국이 전에 합의했던 약속을 깨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합의했던 약속'이란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말하는 것으로 미국은 6월 말 중국과의 무역전쟁 휴전을 시작하면서 그 조건으로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대량 구매하기로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아직까지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이 주장하는 '합의된 약속'을 '논의중인 사안'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