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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자사고가 '복날'에 밀렸나…썰렁한 본회의장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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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분야 국회 대정부 질문, 300석 의석인데 41명만 경청…출석한 의원도 스마트폰에 집중, 잠을 청하기도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의원들이 보이지를 않네…." 11일 오후 5시15분 국회 본회의장. 300명의 국회의원을 수용하는 그 공간은 썰렁했다.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여야 의원은 불과 41명. 의원 7명 중 6명은 자리를 비운 셈이다. 이날은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이 예정돼 있었다.


최근 교육계 최대 현안인 자립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것이란 얘기가 나오면서 관심이 증폭되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등 대정부 질문을 위해 연단에 오른 의원들은 자사고에 초점을 맞춘 질문을 이어갔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환기의 어려움을 최소화시키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전문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교육부가 의원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포함해 법령에 합치하는지 여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고 재지정 탈락에 대한 정부의 검증 과정은 법률의 기준과 원칙에 따라 판단할 것이란 답변이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1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일본이 불화수소 등 전략물자를 북한에 밀수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낙연 총리에게 질의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1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일본이 불화수소 등 전략물자를 북한에 밀수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낙연 총리에게 질의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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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사고 재지정을 둘러싼 의원들의 관심은 뚝 떨어졌다. 본회의장에 출석한 의원들도 자사고 문제에 집중하기는커녕 '각자의 일'에 빠져 시간을 보냈다. 일부 의원들은 스마트폰에 눈을 고정했다. 다른 의원은 피곤함을 이기지 못했는지 잠을 청하기도 했다. 본회의장에서 잡담하는 의원도 있었다. 이 총리 답변 도중에는 어떤 의원의 휴대폰 벨소리가 길게 울리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물론 모든 의원이 불성실한 태도를 보인 것은 아니다. 위성곤 민주당 의원은 다리 부상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킨 뒤 본회의 산회 이후에 자리를 떴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도 질의응답 내용을 필기하며 본회의를 경청했다. 정양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국당 의원 질의에 호응하며 대정부 질문에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의원은 300명의 국회 정원을 고려하면 소수에 불과했다.

자사고 이슈가 국회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바로 그날, 의원들은 본회의장이 아닌 어디로 향한 것일까. 의원들은 저마다 자기의 지역구를 찾아 '중요(?) 일정'에 참석했다. 한 야당 의원은 초복(7월12일)을 맞아 지역에서 열린 삼계탕 나눔 행사에 동참했다. 다른 의원들도 협약식과 집회 등 지역구민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는 올해 상반기 '개점휴업' 상황을 이어가다 어렵게 정상화에 합의하는 등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줄 것처럼 보였다. "제발 일 좀 하고 세비를 탈 생각을 하라"는 민심의 따가운 시선에 화답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총리를 비롯해 정부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현안을 물어볼 기회인 대정부 질문은 일하는 국회에 대한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말로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현실에서는 복날 삼계탕 행사가 본회의 출석보다 선순위로 취급되는 기막힌 상황이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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