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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없다”는 광주경찰, 치안올레길에 ‘헛돈’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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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광주시 협조 범죄취약지역 94곳 설치·현재 81개 철거

경찰 “설치 비용보다 유지·관리 비용 더 많아”…바뀐 지침 탓도

지난 2011년 광주경찰이 야심차게 설치한 치안올레길이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관리가 되지 않으면서 철거 수순을 밟고 있다. 사진은 이끼가 끼고 페인트가 곳곳에 벗겨진 채 방치되고 있는 치안올레길 벽화 모습.

지난 2011년 광주경찰이 야심차게 설치한 치안올레길이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관리가 되지 않으면서 철거 수순을 밟고 있다. 사진은 이끼가 끼고 페인트가 곳곳에 벗겨진 채 방치되고 있는 치안올레길 벽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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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광주지방경찰청이 지난 2011년 설치한 ‘치안올레길’을 관리비용 등의 문제로 ‘철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위기에 따라 설치하고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철거를 하게 된 광주경찰의 이같은 처사는 혈세낭비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8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광주경찰은 지난 2011년 범죄취약지역에 벽화를 그려 음습한 분위기를 보다 밝게 조성, 범죄 예방 효과를 내기 위한 취지로 치안올레길을 조성했다.


당시 ‘제주도 올레길’ 등 전국적으로 올레길이 유행하고 있는 것에 착안해 미술대학에 다니거나 그림을 잘 그리는 경찰·의경의 재능기부로 광주지역 94곳(총 261㎞ 구간)에 벽화와 표지판을 설치했다.


광주광역시 등 자치구들도 이를 동의하고, 일부 예산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경찰은 조성한 치안올레길을 중심으로 차량·도보 순찰을 강화, 주민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좋은 취지로 진행된 시책은 그동안 광주경찰청장, 담당자 등이 바뀌면서 관리의 대상에서 멀어져 갔다.


벽화가 벗겨지는가 하면 이끼가 낀 상태로 방치가 되고 있어 오히려 흉물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주변에 불법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치안올레길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관리는 엉망이 됐다.


이같은 상황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관련 예산이 가장 큰 문제였다.


경찰은 치안올레길 벽화 유지·보수에 필요한 예산이 전무하고 지자체에서 주는 예산이 전부인데 이마저도 ‘어렵다’는 이유로 설치 이후 그대로 방치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치안올레길 설치 이후, 지난 2013년 본청에서 ‘여성안심귀갓길’, ‘여성안심마을’ 조성을 위해 범죄취약지역에 시각적인 부분보다는 CCTV·가로등 설치 등 실질적인 부분에 치중하라는 점도 한몫, 시민들의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광주경찰은 관리할 예산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 지난 2015년께부터 파손이 심한 곳부터 치안올레길 철거에 나섰다. 그동안 81곳을 철거하고 현재는 13곳 만이 남은 상태다.


철거마저도 경찰은 예산이 없어 각 자치구에 협조를 통해 예산 지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유지·관리 대책도 고려하지 않은 채 혈세를 낭비하면서 치적 쌓기, 보여주기식 행정을 위한 ‘치안올레길’ 설치라는 지적을 면치 못하게 됐다.


시민 이모(39·광주 우산동)씨는 “벽화에 이끼가 끼고 곳곳이 벗겨져 있어 오히려 더 음침해 보이기도 한다”며 “예산을 들여 설치해놓고 관리가 되지 않는다고 철거를 하면 우리 혈세가 이중으로 사용돼 낭비가 아니냐”고 한숨을 쉬었다.


이에 대해 광주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본청 시책이 바뀌고 예산 등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부득이하게 철거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이 안전한 광주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는 더 고심해서 시책을 추진하겠다”고 해명했다.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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