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사전] 어덜키즈(adulkids) -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들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지난달 말 아이스크림 업체 ‘배스킨라빈스’가 공개한 광고를 둘러싸고 아동 성 상품화 논쟁이 촉발됐다. 아동 모델 엘라 그로스가 핑크빛 립스틱을 바른 입술로 아이스크림을 떠먹는 모습이 클로즈업된 장면이 문제가 된 것. 한 네티즌은 엘라 그로스가 외국 타 브랜드의 모델로 등장한 광고를 예로 들며 외국 광고에서는 화장기 없이 천진한 어린이의 모습을 강조했는데, 우리나라 광고에선 어른처럼 화장하고 성숙한 모습을 부각했다고 지적했고, 해당 광고로 인해 아동 성 상품화와 함께 아이를 어른처럼 꾸미는 문화 전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배스킨라빈스 측은 광고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어덜키즈(adulkids)는 어덜트(어른 adult)와 키즈(아이 kids)의 합성어로 어른처럼 옷을 입고 화장을 따라하는 등 어른 흉내를 내는 아이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아이들의 성장 속도가 과거에 비해 빨라지고, 어른을 따라 하고 싶은 욕구가 커짐에 따라 어덜키즈를 겨냥한 산업 역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대한화장품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영유아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4년 1200억원에서 2017년 2000억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어린이가 마사지와 네일아트를 받을 수 있는 키즈스파가 등장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고, 급기야는 4~7세 아동이 쓸 수 있는 어린이 화장품이 출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광고를 통해 어른처럼 화장한 어린이의 모습이 등장하는 것이 아이들의 화장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이를 아이답게 바라보고, 보여주는 사회적 책임이 기업과 사회 전반에 걸쳐 요구되고 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