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간식에 자동차까지…日불매운동 구체·조직화
임정 100주년에 반일 감정 증폭
온라인서 불매목록 공유
일 경제제재 보복 조치 요청
靑 청원에는 2만4232명 동의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정동훈 기자] 일본 정부의 보복성 수출 규제에 맞선 국민들의 '일제(日製)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본 불매운동 목록'이 만들어져 공유되고 있고, 일부에서는 혐오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다.
불매운동 목록에 포함된 기업과 제품 폭은 꽤 넓다. 반려동물 간식, 볼펜 등 생활용품 기업부터 차량, 가전제품, 여행까지 일본 관련 기업이나 제품은 모두 망라돼 있다. 올해 3ㆍ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라는 상황에, 일본의 수출 규제조치까지 겹치면서 반일 감정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5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불매 목록은 렉서스ㆍ혼다 등 자동차 브랜드, 소니ㆍ파나소닉ㆍ캐논 등 전자제품 브랜드, 유니클로ㆍABC마트 등 의류ㆍ신발 브랜드, 아사히ㆍ기린ㆍ삿포로 등 맥주 브랜드 등 우리 일상생활에 익숙한 것들이 포함돼 있다.
일제가 많은 고양이 간식을 국산 제품으로 바꾸자는 주장도 나왔다. 길고양이를 돌보는 이들이 모인 커뮤니티의 한 네티즌은 "대부분이 일본산인 고양이 간식용 액상 사료 '챠오츄르'를 국산 제품 혹은 다른 나라 제품으로 바꾸자"는 취지의 글을 게시했다.
'일본 불매운동'을 주장하는 로고도 등장했다. '보이콧 재팬(BOYCOTT JAPAN)'을 내세운 이 로고는 'NO'라는 영문 가운데 'O'를 일장기로 표현했다. 하단에는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를 넣었다. 네티즌들은 "이 로고를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쓰겠다", "휴대전화 배경화면으로 저장해놓겠다"라는 등 호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달 초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일본 경제 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를 요청합니다', '일본 전 지역 여행 경보지역 지정을 청원합니다' 등 글도 올라왔다. 이 청원 글은 나흘 만에 2만4232명이 동의했다.
과거에도 위안부, 독도 문제 등이 불거질 때마다 불매운동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보다 구체화ㆍ조직화 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소상공인으로 구성된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은 이날 오전 일본대사관 앞에서 "대한민국 중소상인ㆍ자영업단체들은 과거사에 대한 일고의 반성 없이 무역보복을 획책하는 일본을 규탄한다"면서 "전 업종에 걸쳐 일본 제품 판매 중지 운동에 돌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과거사청산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대일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도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의 무역보복을 규탄했다.
한편 이 같은 불매운동으로 애꿎은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 일본 제품을 판매하는 상인이나 기업 중 상당수는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일본 기업으로 흔히 오인 받는 기업들도 걱정이 태산이다. 예컨대 아성다이소(브랜드 다이소)는 과거 일본 관련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불매운동 리스트에 포함돼 곤란을 겪어왔다. 다이소의 대주주는 한국 기업인 아성HMP다. 세븐일레븐도 일본 편의점 1위 업체지만, 미국에서 창립된 브랜드다. 또 지분의 70% 이상은 한국 롯데지주가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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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처럼 타오르는 여론이 실제 의미 있는 불매운동으로 이어질지도 두고 봐야한다. 아사히ㆍ기린ㆍ삿포로 등 일본 맥주가 불매 리스트에 올랐지만, 매출 감소 등 변화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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