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김재호의 생명이야기]<148> 간의 행복 나의 행복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우리나라에는 간질환 사망자가 상당히 많다. 2010년 이후 매년 약 18,000명이 간질환으로 사망하여 간질환 사망자의 비율이 6~7%로 세계 평균(3.5%)의 두 배나 된다. 간암 사망자는 약 11,000명으로 특히 많아서 간질환 사망자의 60~65%를 차지하고, 알콜성 간질환 사망자가 3,500~4,000명, 간경화 사망자가 2,400명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간은 척추동물에만 있는데, 사람의 간은 몸 안에서 피부 다음으로 큰 장기로 무게가 1.5kg쯤 되며, 축구공만한 크기로 알려져 있다. 간은 500가지가 넘는 많은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간이 손상되어 생기는 수많은 문제를 약으로 모두 해결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며, 인공 간을 만들기도 쉽지 않다.

간은 다른 장기와 다른 점이 많다. 간은 재생이 아주 잘 되는 유일한 장기로 전체의 25%만 남아 있어도 완전하게 재생이 된다. 2/3가 제거되어도 15일 안에 원래의 크기로 재생될 정도로 재생속도도 빠르다. 간은 기능이 많은 만큼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비하고, 산소 소비량도 많다. 간이 소비하는 산소는 전체 산소 소비량의 20%를 넘는다.


산소를 공급받는 방식도 독특하다. 다른 장기들은 동맥으로 들어오는 혈액을 통해서 필요한 산소를 모두 공급받지만, 간은 동맥으로부터 공급받는 혈액이 전체의 1/4에 지나지 않으며, 나머지는 소화기로부터 영양소가 풍부한 혈액이 들어오는 문맥이라는 혈관으로부터 공급받는다.


간의 핵심적인 기능은 영양소 처리 공장, 즉 신진대사 기능이다. 음식물이 소화되면 영양소들은 작은창자의 혈관으로 흡수되어 문맥을 통하여 바로 간으로 이동한다. 간에서는 유해한 독성물질을 제거하고 조직에서 필요한 형태로 적절하게 변화시킨 다음, 필요로 하는 곳으로 보내 사용하게 하거나 향후 사용을 위하여 저장한다.

동물은 혈액 속 포도당인 혈당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간이 이 기능을 수행한다. 혈당이 적정수준보다 높으면 간으로 들어온 초과 포도당을 글리코겐으로 바꾸어 저장하고, 혈당을 적정수준으로 낮춘다. 혈당이 적정수준보다 낮아지면 저장하고 있는 글리코겐이나 지방 또는 아미노산을 포도당으로 바꾸어 혈당을 적정수준으로 높인다.


간은 적정수준을 초과하는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지방산과 글리세롤로 전환하고, 적정수준을 초과하는 지방산과 글리세롤을 지방으로 만들어 피하지방으로 저장한다. 에너지원이 부족할 때는 저장된 지방을 지방산과 글리세롤로 전환하여 에너지원으로 공급한다. 또한 지질단백질이나 콜레스테롤을 합성하여 필요한 곳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단백질이 소화되어 작은창자의 혈관으로 흡수된 아미노산은 문맥을 통하여 바로 간으로 이동하는데, 간에서는 이 아미노산을 이용하여 몸에서 필요한 다양한 아미노산(필수아미노산이 아닌 것)과 단백질을 합성하여 몸에 공급한다. 적정 수준을 초과하는 아미노산은 포도당이나 지방으로 전환하거나 요소로 만들어 오줌으로 배출한다.


간은 또한 글리코겐 이외에 비타민(A, D, B₁₂, E, K)과 철과 구리와 같은 무기질을 포함한 다양한 물질을 저장한다. 음식으로 또는 숨쉴 때 들어오는 알콜이나 약물 같은 독성물질을 해롭지 않은 물질로 변경시키고, 노폐물과 호르몬, 노쇠한 적혈구의 헤모글로빈을 분해하며, 담즙을 생산하여 지방의 소화와 혈액의 응고를 돕고, 문맥으로 들어오는 병원균을 파괴하는 면역기능도 한다.


500가지나 되는 간의 기능을 모든 사람들이 다 기억할 필요는 없지만, 간질환 사망자, 특히 간암 사망자가 많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간의 특성과 기능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는 반드시 필요하다. 간의 기능을 훼손시키는 생활을 개선하여 간이 행복할 때 간질환을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으며, 간이 건강하지 않으면 행복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재호 KB자산운용 상근감사위원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뉴진스의 창조주' 민희진 대표는 누구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