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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된 음주운전 단속에…주점·음식점 새벽 손님 사라졌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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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타깃 상권, 매출 감소 여파
주52시간 근무제 영향까지…"이른 음주, 빠른 귀가"
"법 취지 공감하지만 간편식·최저임금 타격까지 부담"

강화된 음주운전 단속에…주점·음식점 새벽 손님 사라졌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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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3일 오후 10시쯤 방문한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라페스타 거리. 이곳은 주변에 다수 오피스텔이 늘어서 있는 데다 롯데백화점, 홈플러스 등이 함께 있어 고양시 일대 중심상권으로 불린다. 하지만 다수 주점과 음식점은 한산한 풍경을 연출했다. 고깃집 사장 이진권(49ㆍ가명)씨는 "설마 했는데 음주운전 단속 강화 얘기가 나온 직후부터 밤 손님이 뚝 끊겼다"며 "최근 매출이 지난해 대비 20% 정도 감소했다"고 하소연했다. 해당 거리는 이다. 이씨는 "단속 강화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당장 여름 시즌 장사를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음주운전으로 인명 피해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음주운전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일명 '윤창호법' 시행 10일, 달라진 음주 문화로 밤 거리 풍경도 차츰 변화하는 분위기다. 특히 직장인들을 주요 타깃으로 했던 일부 상권 주점의 경우 손님 자체가 줄고 술 소비량이 급감해 매출도 덩달아 줄어들었다. 자영업자 다수는 음주운전 단속 강화 취지에 공감하지만 청탁금지법 시행에 이어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문화 확산, 주52시간제 시행 등 잇따른 변화로 타격이 큰 상황에서 추가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 윤창호법 시행으로 번화가와 대학가 등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는 상권은 큰 영향은 없지만 직장인들이 주요 고객이었던 상권과 대리기사 등이 애용하던 주점과 밥집 일부는 매출 하락으로 우려가 크다. 경기도 화성에서 호프집을 운영 중인 김재학(61ㆍ가명)씨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30% 이상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서 맥주전문점을 운영 중인 심일규(40ㆍ가명)씨는 "지난달 말부터 손님들이 아침 출근 단속에 걸릴까봐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 분위기"라며 "홀 손님은 꾸준한데 맥주 3잔 이상 마시는 사람이 없다"고 한숨 쉬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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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근무제 등으로 퇴근시간이 빨라지자 이른 음주와 귀가를 선택하는 사람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서 주점을 운영 중인 임영선(51ㆍ가명)씨는 "최근 홀이 일찍 차는 대신 오후 10시면 손님이 다 빠진다"며 "영업시간 조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리운전 기사들이 즐겨 찾는 주점, 밥집도 일정 부분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른 귀가로 인해 대리운전 기사들의 퇴근시간이 빨라질 것이며 동트기 전까지 운영하던 음식점 등으로 향하는 발길이 끊길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제 대리기사 8만명 이상이 가입한 인터넷 커뮤니티 내에는 윤창호법 시행 이후 오후 10~11시 이후 콜 손님이 크게 줄어 차량 운행을 하지 못했다는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매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각종 대안도 등장하고 있다. 경기도 평택에서 라멘집을 운영 중인 박지명(37ㆍ가명)씨는 "새벽 야식 세트에 알코올 분해를 돕는 드링크 등을 끼워 넣어 손님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단속 강화 취지에 공감하는 만큼 주점, 음식점에서도 나름의 방법을 통해 매출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서울 구로구에서 야식집을 운영 중인 임명희(50ㆍ가명)씨는 "음주운전 단속 강화뿐 아니라 1인가구의 간편식 제품 선호, 최저시급 상승 후 변화 등으로 매출이 연이어 하락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라며 "앞으로가 더욱 걱정된다"고 읍소했다. 천안에서 치킨집을 운영 중인 황우림(55ㆍ가명)씨는 "점점 더 배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홀 장사에 대한 기대감은 거의 접은 상태"라고 씁쓸함을 표했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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