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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져나간 투자자금, 가장 큰 문제는 기업환경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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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대외변수·실적 부담 겹쳐…하반기 증시반등 기대 어려워

빠져나간 투자자금, 가장 큰 문제는 기업환경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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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미ㆍ중 무역분쟁 등 국내 증시에 드리워진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짙어지면서 국내 투자자금이 해외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불안한 대외 변수, 실적에 대한 부담 등 녹록지 않은 대내외적 환경 때문에 하반기 증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산업 경쟁력 저하 등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약화된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2일 해외 주식ㆍ채권 투자에 국내 자금이 몰리는 현상에 대해 "가장 큰 문제는 국내 기업환경의 악화"라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인해 노동비용이 많이 올랐는데 기업의 장기 수익성이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라며 "만약 전반적으로 해외상황이 나쁘면 해외에도 투자하지 않을 텐데 지금은 결국 국내 문제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 가치 불확성이 높아지면서 투자가 일어나지 않고 이렇다보니 기업들 가치가 전반적으로 평가되지 않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정책적 규제 때문에 해외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글로벌 밸류체인이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 하락으로 기업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조사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전망치가 있는 코스피 상장사 134곳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22조58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들 기업의 석 달 전 영업이익 전망치(27조1004억원), 한 달 전(23조3414억원)보다 각각 16.7%, 3.2% 하향 조정된 것이다. 또 작년 2분기 실적(37조2076억원)과 비교하면 39.3% 감소한 수준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국내 증시 부진의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로 수출 부진을 꼽았다. 주 실장은 "전세계 경기 부진 장기화에 따른 국내 수출 경기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수출 금융 강화, 수출 품목 및 지역 다변화 등 가능한 모든 정책 역량을 수출 회복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력 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민ㆍ관이 공유할 수 있는 산업 정책을 확립하고 기업의 적극적 투자를 통한 핵심 경쟁력 확보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 기업의 저성장 기조 고착화를 우려했다. 황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기업이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주가의 상승속도가 현저히 둔화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미국이나 신흥국의 대표주의 경우는 오히려 주가 상승속도가 국내 시장보다는 다소 높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서 투자자들이 해외로 진출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외적 영향이 컸을 뿐 아직까지 우리 기업의 펀더멘털 자체를 우려할 정도가 아니라는 의견도 존재했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기업의 경우 미ㆍ중 무역분쟁 등 대외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취약점이 있지만 기본적인 펀더멘털은 존재한다"면서도 "다만 정부가 유동성을 해외로 돌려놓는 차원에서 세제혜택 등 지원을 통해 해외투자를 장려했지만 그럴 필요까지는 없을 듯 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투자 활성화를 위해선 결국 기업 성장이 핵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황 연구위원은 "기업이 성장해야 주가도 올라가고 경제성장률도 높아질 수 있다. 이는 다시 말해 금리의 상승 여력이 생긴다는 의미"라면서 "모든 정책이 기업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방향, 즉 규제 완화 쪽으로 적극적으로 선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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