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국세청, '주류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 연기…"합리적 방안 마련할 것"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계도·유예기간을 달라는 업계의 의견 수용…총선을 의식한 선심성 정책이라는 지적도

국세청, '주류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 연기…"합리적 방안 마련할 것"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광호, 이선애 기자]국세청이 주류 거래질서 확립을 위해 '금품 등 수수 금지'를 규정한 고시를 일정기간 미루기로 했다. 계도·유예기간을 달라는 업계의 의견을 수용한 것인데, 내년 총선을 의식한 선심성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세청은 28일 "행정예고 기간 중 제출된 다양한 의견과 추후 관련 부처 및 단체와의 소통을 통해 수집된 의견 등을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검토할 것이다. 제도의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한 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세청은 주류 거래질서 관련 고시 개정안을 지난달 31일 행정고시하고 다음달 1일 시행할 예정이었다. 개정안은 리베이트를 주는 주류 제조ㆍ수입업자뿐만 아니라 이를 받는 도소매업자도 함께 처벌하는 쌍벌제를 도입하고, 위스키 유통 과정에서 리베이트 한도를 명확하게 정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다.


이에 대해 불법 리베이트 처벌 대상이 된 소매업자들을 중심으로 과도한 규제라며 반발이 거셌다. 업계 일각에서는 계도·유예기간을 달라는 의견이 나왔고, 위스키 외에 소주, 맥주, 와인 등에도 일정의 리베이트를 허용해 달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같은 우려는 김현준 국세청장 인사청문회에서도 지적됐다. 지난 26일 청문회가 시작되자 의원들은 주류 고시 개정안에 대해 쏘아붙였다.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주류 고시 개정안은 대표적인 탁상행정"이라며 "검토한 문건을 달라"고 요청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은 "국세청이 주류 산업에 간섭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가격 통제를 왜 국세청이 나서서 하나"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도 "방향성에 공감하지만 파급효과가 크다"며 좀더 생각해볼 것을 주문했다. 이에 김 청장은 "제도가 부작용 없이 안착될 수 있도록 일부 보완해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연기를 시사하기도 했다.

리베이트 시행 연기와 관련해 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소매업체(유흥음식업자)들은 주류업계 상생발절 지원을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청취해야 한다며 이번 연기를 반기고 있다. 이들은 리베이트 쌍벌제를 시행하면 주류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동안 시행 유예를 주장해왔다. 앞서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는 "리베이트가 없어지면 술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가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도 국세청의 이 같은 결정을 반겼다. 협회 측은 "개정안은 일부 업계만의 주장과 이익이 반영됐다"며 "이대로 시행될 경우 주류 관련 업계에 큰 충격과 반발을 불러올 뿐 아니라 주류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도 피해를 볼 것"이라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개정안 방안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제조사와 도매업체들은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앞서 한국주류산업협회와 전국주류도매업중앙회는 "주류거래 질서의 정상화를 위해 이번 '리베이트 지급 관련 쌍벌제' 등을 포함한 고시개정을 적극 환영한다"고 입장을 밝힌 만큼, 개정안 연기가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자영업자들 역시 반응은 엇갈렸다. 큰 대형 주점을 운영하는 김진형(58) 씨는 "업체로부터 지원 받던 대출과 물품이 모조리 끊기면 당장 경제적인 타격이 커질 수밖에 없어 가격 인상을 고민했는데 다행"이라며 "현장의 애로사항을 제대로 청취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작은 주점을 운영하는 이미선(32) 씨 "영세 자영업자들은 그동안 받는 게 없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면서 "개정안과 연기 등이 피부에 와 닿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세청은 공정경쟁 환경 조성 및 업계 상생발전 지원을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청취하고, 소비자 편익 증대를 위해서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