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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 정태수 아들, 신분세탁해 21년 해외 도피…5개국 공조로 붙잡혀

최종수정 2019.06.24 07:22 기사입력 2019.06.2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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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혐의 실형확정된 정태수도 12년째 해외도피중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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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회삿돈 322억원을 빼돌리고 21년 동안 해외 여러나라로 도피했던 정한근 전 한보철강 부회장(54)이 타인의 신상정보를 이용해 캐나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는 방법으로 신분 세탁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검찰 등 5개국 관련 당국이 공조한 끝에 정씨를 붙잡을 수 있었다.


23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찰청 국제협력단(단장 손영배)은 해외로 도피한 정씨를 추적한 지 10개월여 만에 국내로 송환하는데 성공했다.

정씨는 1997년 11월 운영 중이던 한보그룹 자회사 동아시아가스에서 322억원을 빼돌려 스위스 비밀계좌에 숨긴 혐의로 1998년 6월 서울중앙지검에서 한차례 조사를 받은 후 도주했다. 다음달인 7월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했지만 소재불명으로 집행되지 못했다. 정씨는 253억원에 이르는 국세를 체납한 상태이기도 하다. 이후 검찰은 공소시효를 감안해 2008년 9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2017년 6월 정씨가 미국에 체류 중이라는 정씨 측근 인터뷰가 방송됐고 이듬해 4월 미국에 범죄인인도가 청구되기도 했으나 역시 소재불명으로 집행되지 못했다. 검찰은 이에 정씨의 주변인물을 중심으로 기록을 검토했고, 정씨 가족이 캐나다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캐나다 국경관리국 일본주재관의 협조를 받아 정씨 가족 서류를 확인했고, 캐나다 시민권자인 A씨의 이름으로 정씨 가족을 돕고 있다는 정황을 파악했다.


A씨가 국내에 거주하면서 캐나다에 간 사실이 없다는 점을 파악한 검찰은 정씨가 A씨의 신상정보를 이용해 신분을 세탁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검찰은 미국 국토안보수사국에게서 지문 정보를 받아 대검찰청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의 감정 절차를 진행했다. 검찰은 정씨가 A씨의 신상정보를 이용해 캐나다, 미국의 영주권과 시민권을 취득했고, 정씨가 미국 시민권자 신분으로 에콰도르에 입국,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송환을 시도했다.

검찰은 법무부 국제형사과, 외교부를 통해 에콰도르 대법원에 정씨의 범죄인 인도를 청구하고, 현지에서 대법원장과 검찰총장을 만나 송환 협조도 요청했다. 다만 에콰도르와 한국은 범죄인인도조약 체결이 안됐던 점 등의 사유로 정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가 거부됐다. 강제추방 절차를 통해 정씨를 송환하기로 했고, 에콰도르 당국이 정씨의 출국사실을 미리 알려주기로 했다.


이달 18일 미국 LA로 출국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에콰도르 당국에게서 전달받은 검찰은 경유지인 파나마 당국에 협조를 요청했다. 또한 검찰의 요청을 받은 미국 국토안보수사국은 파나마 이민청에 정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 정보를 전달했고, 파나마 이민청이 정씨를 공항에서 체포했다. 이후 검찰은 법무부·외교부, 파나마 등 재외공관, 경찰청 등과 협의를 거쳐 브라질 상파울루, UAE 두바이를 거쳐 정씨를 21년만에 송환했다.


정씨를 송환한 검찰은 과거 발부받았던 구속영장을 곧바로 집행했고, 관련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정씨를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예세민 부장검사)는 정씨가 A씨 신상정보를 사용하게 된 경위, 시민권 취득 경위 등을 추가로 수사할 방침이다.


한편 정씨의 아버지인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생사여부와 행방, 소재지 등도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정 전 회장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던 대학의 교비 7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2007년 1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 받았다. 이후 정 전 회장은 항소심 재판 도중 치료를 목적으로 일본으로 출국했다가 그대로 도피했다. 항소심은 결석재판을 열고 정 전 회장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고, 징역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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