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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전기요금 할인 결정 미룬 한전…지원규모 확답 압박용?

최종수정 2019.06.23 08:03 기사입력 2019.06.2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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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본사 전경.

한국전력 본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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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한국전력공사 경영진이 전기요금 개편안 수용여부에 대한 결정을 일단 한 차례 미뤘다. 3000억원의 적자를 떠안는 결정을 할 경우 배임 소송을 당할 수 있고, 반대로 여름철 전기요금 할인안을 거부할 경우에는 소비자들에게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탓에 한전이 이사회가 일단 결정을 미루며 우회적으로 정부에게 전기요금 할인에 따른 지원 규모 확정을 요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전 이사회는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전아트센터에서 전기요금 개편안의 의결여부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사회 종료 직후 김태유 이사회 의장(서울대 공과대학 명예교수)은 기자들과 만나 "전기요금 누진제 관련 기본공급약관 개정안은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의결을 보류했다"며 "추가적인 논의를 통해 최종 결정을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사회가 이날 의결을 미루면서 다음달 부터 누진구간 확대를 시행하려던 정부 계획도 불투명해졌다. 당초 정부는 한전 이사회가 개편안을 의결해 인가신청을 하면 전기위원회 심의 및 인가를 거쳐 올 7월부터 새로운 요금제를 시행할 계획이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기업인 한전 입장에서는 정부의 입장에 반기를 들기도, 분명한 손실이 예상되는 개편안을 쉽게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단 의결을 보류하며 주주들에겐 이사회가 적자발생을 막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했다, 정부에겐 지원 규모에 대한 확답을 달라는 의사를 표명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사회는 김종갑 사장을 포함한 상임이사 7명과 김 의장을 비롯한 비상임이사 8명 등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는 한전이 지난달 21일 로펌 2곳에 의뢰한 배임 가능성에 대한 법률검토 결과를 토대로 의결 여부를 논의했다. 법률검토 결과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이사회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와 이사회 재소집 시기에 대한 질문엔 김 의장은 말을 아꼈다. 그는 "조만간 가까운 시일 내 추가 논의 후 결정할 예정"이라며 "그때까지 (논의결과) 공개하지 않기로 해 많은 말을 드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8일 누진제 TF는 지난해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누진구간 확대를 상시화하는 방안을 최종 권고했다. 총 3단계인 현재의 누진구간을 유지하면서 1kWh당 각각 93.3원, 187.9원인 1·2단계 구간을 200→300kWh, 400→450kWh로 확대하는 안이다. 지난해와 같은 폭염시 1629만가구가 1만142원씩 총 2874억원의 전기요금 할인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누진제 개편시 발생하는 할인액 일부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이 탓에 지난해처럼 국회에 발목이 잡혀 할인액 대부분을 한전이 부담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 한전은 2018년 하계 한시할인에 따라 3587억원의 손실을 떠안았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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