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경제정책 일관성과 유연성 조화시킬 것…국민 뜻 받들겠다"

김상조 신임 정책실장(왼쪽)이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김수현 전 정책실장에 이어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 앞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언합뉴스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김상조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은 21일 "하나의 선험적 정답, 만병통치약식 처방을 고집하는 것이야말로 실패를 자초한다"며 "경제정책 일관성과 유연성이라는 상반된 두 가지를 조화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이라는 현 정부 경제 정책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미시적으로는 수정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취임 인사를 하면서 "오늘은 조심스럽게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인사말을 미리 써왔다"며 준비된 원고를 읽었다.

김 실장은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미래 경제 패러다임'을 언급하면서 "예정된 정답은 없다"고 했다.

이어 "경제 패러다임 전환은 1∼2년 만에 달성될 수 없고, 새 균형을 찾는 과도기에는 굴곡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과거에 안주하고 회귀하고자 한다면 실패를 자초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 "대한민국은 이른바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의 노력 끝에 놀라운 성과를 이뤘다. 모두 자부심을 갖는 기적과 같은 성과"라며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듯 성공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과거의 성공 방식은 유효하지 않은 상황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문재인 정부가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시대 과제로 제시한 배경"이라며 "많은 국민이 동의할 것"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혁신적 포용국가를 위한 사람중심 경제라는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구조는 표현이야 어떠하든 21세기 모든 국가들이 지향하는 정책 목표와 궤를 같이 하는 것"이라며 "그 방향성에 대한 확신을 갖고 정부가 기조의 일관성 유지하는 것이 기업을 비롯한 시장주체에게 예측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는 길"이라며 강조했다.

경제 정책의 유연성과 관련해서는 "국내외 환경 변화에 부응해서 우선순위 조정 등 유연성 갖추는 것도 필수"라며 "대통령께서도 여러 차례 말했듯이 성과가 확인된 부분은 강화하고 시장의 기대를 넘는 부분은 조정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국민 뜻을 받드는 것"이라며 "재계와 노동, 시민 사회를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 듣고 국민 체감 성과 내도록 노력하겠다.

김 실장은 "저의 미흡한 역량을 생각할 때 너무나 뜻밖이고 공정위에서 계획했던 일들에 대한 아쉬움도 없지 않다"며 "정무직 공무원은 인사권자 뜻에 따르는 게 우선이라 생각했기에 감히 이 자리에 왔다"고 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