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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핵보유 의지 담겼다는 '北대외비 문건' 신뢰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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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北대외비 진본 문서와 형식·원칙 다르다"
① '대내에 한함' 등 대외비 문건 필수 문구 없어
② 대외비 문건은 월(月) 다음에 마침표 안 찍어
③ 군 대상 문건인데 로동당출판사에서 발간 돼

VOA가 17일 공개한 강습제강 표지 <사진=VOA홈페이지>

VOA가 17일 공개한 강습제강 표지 <사진=VOA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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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장성과 간부들에게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는 보도와 관련해 신뢰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보도는 북한 내부의 대외비 문건인 '강습제강'에 기반했지만, 이 문건이 가짜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17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지난해 11월 북한 조선노동당 출판사에서 발간된 대외비 문건 '강습제강'을 입수했다면서 "김 위원장이 북한 장성과 군관에 전달한 '강습제강'을 통해 북·미정상회담의 목적이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이라는 사실을 거듭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연구기획본부장은 해당 문건에 관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까지 북한이 보인 비핵화 협상 태도를 보면 이 강습제강의 내용이 사실일 수도 있지만, 그동안 언론이 입수해 공개한 '강습제강'을 보면 가짜가 적지 않아 신중한 검토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지금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강습제강 문건은, 형식 부문에서 북한이 앞서 발간해온 진본 문서와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먼저 "북한의 모든 대외비 문건에는 표지에 '대내에 한함' 또는 '당안에 한함'과 같은 문구가 반드시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런데 VOA가 입수해 공개한 강습제강에는 필수적인 이 같은 문구가 빠져있다는 것이다.

'장령 및 군관'을 대상으로 한다는 문건이 '조선로동당 출판사'에서 발간했다는 점도 신뢰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지적됐다. 정 본부장은 "북한군을 대상으로 하는 대외비 문건은 '조선인민군 출판사'나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에서 발간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다.


강습제강 내용 <사진=VOA홈페이지>

강습제강 내용 <사진=VOA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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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강습제강을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북한 대외비 진본 문건들과 비교하면서 "북한군을 대상으로 하는 대외비 문건에서는 '장령'보다 '군관'을 앞세운다"고도 했다. 강습제강처럼 밑에 '(장령 및 군관)'’으로 표기하는 것이 아니라 '(군관, 장령용)'으로 표기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북한은 대외비 문건 출판기관 아래 발간연월을 표기할 때 월 다음에 '.'을 표기하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번에 공개된 문건에는 '주체107(2018).11.'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진짜 북한 문건들은 '주체107(2018).11'과 같은 방식으로 표기한다.


정 본부장은 "이 같은 몇 가지 의혹이 있어 이 문건(강습제강)을 진짜 문건이라고 신뢰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이상민 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보도 내용에 대해서 당국에서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다만 지금 보도에 나와 있는 '강습제강'이라는 그 문건의 진위여부 등은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도 '강습제강', '학습제강' 등이라는 제목의 문건에 기반한 보도가 있었다"면서 "문건의 진위여부는 좀 더 파악을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강습제강 내용 <사진=VOA홈페이지>

강습제강 내용 <사진=VOA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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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3개월 앞두고 배포된 강습제강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미국 대통령과의 최후의 핵담판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 결정될 미국과의 핵담판의 결과가 무엇이든 그것은 우리가 만난신고(천신만고)를 다 극복하면서 만들어낸 핵무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세계적인 핵전력국가의 위상을 드높이는 최후의 결과를 얻기 위한 첫 걸음이라는 것을 명심"하라고 밝혔다.


아울러 "인민군대는 대원수님들께서 마련해주신 우리의 만능보검인 핵군력을 튼튼히 틀어잡고 혁명의 수뇌부를 철옹성같이 지키며 세계적인 전략핵국가의 위풍당당한 강군으로써 위상을 드높이라"고 지시했다.


이러한 내용은 그동안 김 위원장이 밝혀온 비핵화 입장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월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준비가 됐느냐'는 질문에 "그런 의지가 없다면 여기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월 1일 신년사에서는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당과 북한 정부의 입장이며 자신의 확고한 의지라고 했다.


앤드루 김 전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은 지난해 4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을 거론하며, 당시 김 위원장이 "내 자녀들이 핵을 지닌 채 평생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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