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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악랄해진 10대 잔혹 범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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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갑 찬 소년 품어줄 사회는 없나]<1>처벌만이 능사인가…늘어가는 범죄소년

소년범 숫자 2008년 폭증…적용 연령 만 18세로 낮춰
10년 전보다 절반 줄었지만
친구 가둬 때리고 성매매 강요
강력·폭력범 갈수록 늘어

더 악랄해진 10대 잔혹 범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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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특별취재팀] '무서운 10대, 시내버스서 기사에 시비ㆍ운행 방해' '무서운 10대들…집단 폭행에 사진 찍어 협박까지'


어느 순간부터 청소년 범죄를 다루는 기사의 헤드라인에는 '무서운'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과거 이러한 수식어는 주로 스포츠스타 이름 앞에 긍정적 의미로 쓰였다. 어린 나이에 성인 선수들을 경기력으로 제압하는 10대 선수들에게 놀라움과 존중의 의미를 담아 사용됐던 단어였다.

청소년들의 강력 사건이 늘어나며 '무서운'의 의미가 달라졌다. 2006년과 2007년 각각 6만9211명과 8만8194명이던 우리나라의 소년범 숫자는 2008년(13만4992명)을 정점으로 폭증했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소년법 적용 연령을 만 19세에서 18세로 낮췄다. 우리나이로 스무 살 성인조차 소년법 적용을 받아 형이 감경되자 이를 개정한 것이다.


문제는 청소년 범죄 양상이 흉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 숫자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살인ㆍ강도 등 일명 '강력범죄'로 분류되는 잔혹 범죄는 꾸준한 증가세다. 오르락내리락 롤러코스터를 탔던 폭력범죄도 최근 들어 늘고 있다.


◆소년범 줄고 있다지만…= 지난해 소년범 숫자는 6만5969명이었다. 청소년범죄가 가장 적었던 해로 꼽히는 2006년보다도 3242명 줄어든 수치다. 10년 전인 2008년과 비교하면 51.1%나 감소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08년 소년범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범죄는 '기타' 유형이었다. 기타 범죄에는 교통사범이나 저작권법 위반 등 내용이 단순하거나 경미한 범죄들이 포함돼 있다. 13만4992명 중 5만8222명(43.1%)이 기타 범죄로 분류돼 있었다.


물론 시대적 흐름 변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당시만 해도 저작권 위반에 대한 의식이 크지 않았다. 불법 영화ㆍ만화ㆍ게임 등 콘텐츠들이 P2P나 웹하드를 통해 무분별하게 공유되던 시기였다. 돈을 주고 구매할 능력이 성인보다 떨어지는 청소년들의 저작권 인식은 더욱 낮았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이러한 행위가 불법이라는 점이 널리 알려져 있다. 2018년 기타 범죄는 7607명으로 현저히 줄었다. 시대의 변화가 소년범 통계에도 반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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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강력 범죄 = 문제는 청소년 흉악범죄다. 살인ㆍ강도ㆍ강간ㆍ방화 등으로 대표되는 강력범죄는 그 증가세가 뚜렷하다. 2008년 3016명이었던 소년 강력범 숫자는 2018년 3496명으로 15.9% 늘어났다. 전체 범죄 감소와는 상반된 수치로 전체 범죄 감소에 역행하고 있다. 지난해와 전체 소년범 숫자가 비슷했던 2006년 강력범으로 분류된 소년범은 1857명에 불과했다.


폭행ㆍ상해 등 '폭력범죄'도 최근 들어 다시 늘었다. 2008년 3만4067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소년 폭력사범은 수사기관ㆍ교육당국의 강력한 학교폭력 단속과 관리로 2015년 1만7474명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2016년 1만9322명, 2017년 2만1043명으로 다시 늘기 시작했고, 지난해(1만9710명) 다소 감소했지만 부산 여중생 집단폭행, 강릉 여고생 폭행사건 등 잔인하고 충격적인 내용이 많았다. 지난해에는 인천에서 15세 여중생 2명 등 4명이 평소 알고 지낸 고3 여학생을 감금한 뒤 금품을 요구하며 폭행하고 성매매까지 강요한 엽기적 폭력범죄가 있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일련의 사건에서 보듯 청소년 범죄가 흉포화ㆍ잔혹화 되고 있다"며 "정서발달이 되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기에는 계획성이나 폭력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 이 취재는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특별취재팀(김민진 차장 박나영 이관주 유병돈 송승윤 정동훈 이승진 기자)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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