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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제약ㆍ바이오산업 육성, 주저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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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기획재정부는 2019년 스위스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 우리나라 종합순위는 68개국 중 28위로 전년 대비 1단계 하락했다고 밝혔다. 종합순위를 산정하는 4대 분야 중 경제성과 분야가 7단계 하락(20위→27위)하면서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1990년대 후반 30~40위에 머물던 우리나라의 IMD 국가경쟁력 종합순위는 2000년에 12단계 상승(41위→29위)을 기록하며 20위권으로 최초 진입했다. 이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점차 상승해 2011년에는 22위까지 상승했으며 2013년까지 순위를 이어갔다. 이 기간 동안 우리나라는 자동차, 조선, 정유화학, 반도체 등 주요 제조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가 전반의 경제성장이 가능했다. 그러나 조선, 자동차를 포함한 주요 산업의 수출 부진으로 산업의 경쟁력을 잃기 시작하면서 국가경쟁력 순위 역시 계속해서 하락해 지금에 이르렀다.


더욱이 지난 분기 역성장을 기록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비롯한 주요 기관에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상치를 하향 조정하는 등 이미 국가경쟁력 약화는 예상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우리나라는 2018년 사상 최대인 수출 6000억달러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하지만 2018년 전체 수출 대비 반도체 비중이 20.9%로 단일품목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 다시 말해 최근 몇 년간 호황을 누리면서 수출을 견인한 반도체마저 없었다면 적신호는 더 빨리 켜졌을 것이다. 결국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최근 제약ㆍ바이오산업이 차세대 수출산업으로 두드러진 성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의약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17.3% 증가해 37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21.1%로 13대 수출 주력품목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도체(19.3%), 컴퓨터(8.7%)가 그 뒤를 이었다. 2018년 우리나라 전체 수출 대비 의약품 수출의 비중은 0.61%로 1%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전 세계 의약품시장의 규모는 2020년 1조4000억달러로 예상되며 이는 반도체시장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 1월 개최된 바이오 투자 심포지엄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한국의 26개 기업이 초대받았다. 최초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메인 트랙 발표를 맡으면서 한국 제약ㆍ바이오산업의 위상을 높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제약ㆍ바이오산업은 정부 규제에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우리나라는 줄기세포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했지만 여전히 관련 법과 규제에 막혀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주춤하는 사이 일본과 중국은 줄기세포를 활용하는 임상시험이 승인을 받으면서 시장 규모가 급격한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도 제약ㆍ바이오산업의 선도자가 되기 위해 적극적인 산업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국제조 2025' 일환으로 바이오ㆍ의약산업 육성을 위해 외국인 투자 장려산업으로 지정하고, 임상시험이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주저할 시간이 없다. 지난 4월 정부는 비메모리 반도체, 미래형 자동차와 함께 바이오 산업을 3대 중점 분야로 지정했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산업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담론에 불과하고 구체적인 액션플랜은 보이지 않는다. 차세대를 위한 신기술 개발에서 정부 차원의 연구개발(R&D) 투자는 물론 임상시험과 상용화를 가로막고 있는 법과 규제에 대한 개혁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컨트롤 타워인 경제부총리의 적극적인 행보가 요구된다.

이상근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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