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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시도는 '살려 달라'는 구조요청"…자살, 예방 가능하다

최종수정 2019.06.12 11:22 기사입력 2019.06.1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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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중앙자살예방센터 실태 조사

60% "실제 죽을 마음 없어"
상당수 음주·충동적 시도
사회차원 예방 여지 보여줘

"자살 시도는 '살려 달라'는 구조요청"…자살, 예방 가능하다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진짜 죽으려 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경북 지역에 거주하는 30대 남성 A씨. 그의 부모는 정신질환이 있어 생계를 유지할 수 없었다. 유일하게 의지하고 따르던 형마저 2년 전 극단적 선택을 하며 세상을 떠났다. 마음의 상처와 극도의 경제적 궁핍함이 겹치며 A씨의 고통은 점점 커져갔다. 그러나 주변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을 순 없었다. 지난 2월 A씨는 결국 자살을 시도했다. 편의점 앞에 쓰러져 있던 그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A씨의 삶은 그날 이후 변하기 시작했다. 응급실에서는 A씨에 대한 치료뿐 아니라 상담과 심리치료까지 제공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그에게 치료비도 전달됐다. 누군가로부터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그 때, 손을 뻗어주는 이들이 있음을 알게 된 A씨는 마음 먹었다. "그때는 죽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지금도 살아간다는 건 여전히 힘든 일이지만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래도 하루하루 살아가게 되네요."


자살 시도는 곧 죽음의 선택을 뜻할까. 정말 그들은 죽기 위해 자살을 감행하려는 것일까. 또다른 이유는 없을까. 실제 자살을 시도했던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자살 시도자들의 상당수는 그 극단적 행위를 통해 '도와달라'는 메시지를 보내려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52개 병원 응급실에 지난 3년 간 내원한 자살시도자 3만8193명을 대상으로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자살시도자 10명 중 6명은 실제로는 죽을 마음이 없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응답자 2만6872명 중 1만17명(37.3%)는 '도움을 얻으려고 했던 것이지 정말 죽으려고 했던 게 아니다'고 답했다. 가장 많은 답이다. 다음은 '죽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실제 죽을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응답도 6848명(25.5%)에 달했다.

다른 정황들도 이들이 실제 죽고자 마음 먹고 자살을 시도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자살시도자 중 1만6470명은 음주상태였고, 상당수(2만5070명)는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했다. 특히 자살 시도 전후로 도움을 요청하거나 주위에 '실마리'를 줬다는 응답도 1만3278명에 달했다. 자살을 시도한 동기도 치료받지 않은 정신과적 증상(1만5748명)이 가장 많았다. 치료와 지원이 있었다면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란 의미다.


이는 자살문제를 단순히 개인문제로 치부하기보다, 지역사회 차원에서 예방할 여지가 있음을 알려주는 강력한 단서다. 10대 때 우울증으로 자살을 시도했다가 살아남은 B씨는 "도움을 받고자 손길을 내밀면 도움을 주는 곳은 꼭 있다"며 "치료를 받았던 시간들이 참 소중하다"고 했다. 백종우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자살 시도는 '살려 달라'는 일종의 구조 요청과 같다"며 "자살시도자들이 다시 자살로 내몰리지 않고 사회 안전망을 통해 치유된다면 새로운 희망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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