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 강남, 해운대 그리고 박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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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vs 강남 50평 아파트 승부는?"수도권 3기 신도시 계획이 발표될 무렵 인터넷에서 마주한 엉뚱한 제목의 글이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글이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너무나 자명하지 않은가. 역시 "강남은 강남이다". 해운대의 화려한 바다조망조차도 서울 강남에는 비할 바 아니라는 자부심. 씁쓸하다. 하지만 그 자부심을 이해한다면 3기 신도시로 집값이 폭락한다고 아우성치는 2기 신도시 주민들, 특히 운정, 검단, 다산 주민들의 심정은 이해 못할 바 아니다.


엄청나게 비싼 강남 아파트, 2기 신도시 주민들의 집값 아우성, 강북과 강남, 그리고 지방과 수도권의 터무니없는 집값의 이중적 격차. 이 모든 문제는 어느 한 정부, 어느 한 정권에만 잘못을 돌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이해는 하지만 집값 안정에만 초점을 맞춘 것은 응급처방에 불과하다. 징벌적 성격까지 있는 보유세와 양도세의 강화, 수요 억제를 위한 금융권 대출 억제로 풀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 해결책은? 너무 쉽다. 강남 이상 가는 주거환경을 갖춘 지역을 전국적으로 만드는 것. 너무 단순한가? 말해보라! 이것 이상 가는 해법이 있는가? 문제는 누가 오랜 시간 동안 온갖 비판을 들어가며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고 하느냐는 것이다.

지역 균형 발전계획이 발표될 때 드디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기 시작하는 줄 알았다. 느리더라도 '언젠가는' 하고 기대했다. 세종시 계획이 발표될 때도 그 계획의 연장선상인 줄 알았다. 하지만 드러난 것은 서울 수도권이 세종시까지 광범위하게 연장된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서울과 부산을 하루 만에 오갈 수 있는데 세종시까지 수도권에 포함된 것은 차라리 바람직하지 않으냐는 말에는 그냥 난감하다. 그렇게 지역 차별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가?


서울에서 부산에 내려온 지 17년. 머리로만 이해하던 서울과 지방의 격차를 가슴으로 이해한다. 그런 이해를 서울에 있는 지인들에게 말하면 돌아오는 말은 대동소이하다. 왜 지방은 스스로 노력을 하지 않느냐고? 부산의 지인들에게 이런 말을 전하면 돌아오는 답은 이렇다. 서울에 살던 사람이라 부산과 지역의 실정을 모른다고. 역설적이지만 둘 다 이해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이중적' 경제구조를 알고 나면 서울의 지인들이 틀렸다는 생각을 금할 길이 없다. 왜 대한민국은 지역이 스스로 발전할 기회를 '구조적으로' 제공하지 않을까?

김해신공항 문제가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뜨거운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한 보도에 따르면 TKㆍ수도권 주민 절반 이상이 동남권 관문 공항의 필요성을 인정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총리실 검증이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이 문제가 해결될까? 불확실한 논쟁이 이어지겠지만 관문 공항의 경제적 가치만은 확실하다. 대한민국의 남쪽, 부울경 지역에 육해공을 아우르는 물류체계가 갖춰질 때 그 경제적 시너지는 상상 이상이다. 또 있다. 서울과 사실상 대척점에 있는 부울경 지역에 관문공항이 들어설 때 10년 넘게 외쳐댄 지역 균형 발전은 그 완성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


서울에선 지역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지역에선 서울과 대한민국의 발전 방향의 당위성을 설명한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어느 편도 아닌 박쥐같다. 하지만 그런 말을 들을지언정 이 작은 대한민국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좋다. 한 가지만 더. 그렇게 된다면 최소한 강남과 해운대는 같은 가치를 가져야 하는 것 아닌가? 해운대의 바다 조망이 어찌 한강 조망보다 못하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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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홍 부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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