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성적으로 착취" 김현철 정신과의사, '환자 성폭력' 의혹 논란

PD 수첩, 김현철 환자 성폭행 의혹 제기
피해 주장 환자 "김 씨와 5차례 성관계"
김 씨 "환자가 달라붙어" 성폭력 의혹 반박

사진=MBC 'PD수첩' 캡처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정신과의사 김현철 씨가 자신이 진료하는 여성 환자들과 성관계를 하고 직원들을 상대로 성희롱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김 씨는 성범죄 의혹에 오히려 자신은 피해자라고 호소했다. 현재 김 씨는 협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28일 MBC 'PD수첩'은 '굿 닥터의 위험한 진료' 편을 통해 김현철 정신과의사의 성범죄 의혹을 제기했다. 방송에 따르면 그는 습관적으로 직원과 환자를 성희롱하고, 환자 진료 내용을 공개했다.

그의 병원에서 일했던 한 직원은 방송에서 "매사에 하는 말들이 음담패설"이라며 "저한테 시계 같은 것을 보여 주면서, 자기의 신체 주요 부위가 이렇게 굵고 크다라고 했다"라고 폭로했다

그런가 하면 김 씨가 환자를 성폭행 했다는 폭로도 이어졌다. 최근까지 김 씨에게 공황장애 치료를 받았다는 환자 A 씨는 지난해 말 김 씨가 자신에게 선물을 주기 시작했고, 지난 1월 말 무렵에는 김 씨가 일본 여행을 제안해 함께 다녀오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두 달 가까이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성관계에 대해서 A 씨는 "(김 씨가) 만나면 모텔로 가기 바쁘고 호텔가고, 항상 모든 만남에 성관계가 포함돼 있었다"라며 "제가 이상해서 '너는 나를 뭐라고 생각하니? 그냥 잠자리 대상으로 생각하니?' 이렇게 묻기도 했다"라면서 "실제로 그렇게 생각할까 봐 혼자 전전긍긍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또 3년 동안 김 씨에게 치료를 받았다는 환자 B 씨는 지난 2017년 무렵부터 상담내용이 달라졌다며 "(김 씨가)제 진료와 관계없는 본인의 사적인 얘기 같은 걸 조금씩 지속해서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B 씨는 김 씨가 사생활 얘기를 하는 것이 자신을 특별한 환자로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이런 생각을 김 씨에게 말하자, 김 씨는 성관계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방송에 따르면 두 사람은 총 5차례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B 씨는 "진료 보러 가면 자기가 성관계하고 싶은 날은 그냥 진료실 안에서 호텔 예약 사이트를 열어서 마음대로 호텔예약을 하고 저한테 거기에 가 있으라고 했다"라며 "그때까지만 해도 선생님을 믿었기 때문에 '내가 성적으로 착취당하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면 너무 힘든 거다. 그 충격 때문에 제가 극단적 선택 시도도 하고 다른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었다"라고 말했다.

사진=MBC 'PD수첩' 캡처

이에 대해 김 씨는 'PD수첩' 제작진에 자신을 둘러싼 성범죄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김 씨는 "저는 그냥 있었는데 강제로 당했다"고 반박했다. 성관계 과정에 대해서는 "성관계는 합의에 할 수도 있고 비합의에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여자분이 당할 수도 있지만, 그 반대일 수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환자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본인이 맨날 항상 마지막에 예약을 한다. 빼도 박도 못하게. 제가 퇴근해야 하는데 그분은 뭔가 일을 낼 거 같은 분위기였다"며 환자 성폭행 의혹에 대해 거듭 반박했다. 이어 "저는(성관계) 거절을 하고, 싫은 내색을 다 냈었다. 달라붙은 건 두 분"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 관계자는 제작진에 "조사 때는 (자신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그런 이야기가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윤리위원회는 김 씨를 불러 해당 사안을 조사했고, 2018년 3월 말 학회 설립 이래 최초로 회원을 제명했다. 김 원장은 대한신경정신의학회로부터 제명당했지만, 여전히 진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의료법 위반, 협박 등의 혐의로 대구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