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금융지주계·독립계 캐피탈사 업체당 2주씩 현장검사 실시
일부는 법정 최고금리 연 24% 자동 적용…차주 위험도 비해 과도
하반기 새 대출금리 모범규준 발표…캐피탈사는 "금리인하 압박, 가격 개입" 반발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문혜원 기자] 금융감독원이 캐피탈사를 비롯한 여신전문금융회사의 대출금리 산정체계에 대한 현미경 점검에 나섰다. 캐피탈사는 중ㆍ저신용자 등 취약차주들이 주로 이용하지만 일부 회사는 신용등급이 낮다는 이유로 일단 높은 금리부터 매기고 있어 '고리대금업' 행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를 통해 주먹구구식 금리 산정이 없는지 살피고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합리화할 방침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부터 캐피탈사 검사에 착수해 금리 체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아주캐피탈, NH농협캐피탈, IBK캐피탈 등 금융지주계, 독립계 캐피탈사 일부를 선정해 업체당 2주씩 현장검사를 진행중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일부 캐피탈사들은 법정 최고금리 내에서 자의적으로 대출금리를 산정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이번 검사를 통해 금리 산정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명하고 합리적인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2금융권의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들여다 보고 있다. 저축은행, 카드사 검사가 마무리됐고 순차적으로 비(非)카드 여전사인 캐피탈사에 대한 실태 파악을 진행중이다.

금감원은 기본적으로 캐피탈사의 대출금리가 과도하게 높다고 본다. 윤석헌 금감원장도 지난해 8월 여전사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에서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서민, 중소기업을 외면하고 차주 위험도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대출금리를 적용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며 "소비자 관점에서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일부 캐피탈사는 법정 최고금리인 연 24%에 가까운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공시된 여전사의 적용금리대별 분포현황을 살펴보면 4월말 기준 메리츠캐피탈은 한달간 신규취급액의 85.72%에 연 20% 이상 금리를 적용했다. 도이치파이낸셜은 이 비중이 74.18%로 다음으로 높았고 뒤를 이어 오케이캐피탈(54.49%), JB우리캐피탈(47.77%), 아주캐피탈(39.24%), DGB캐피탈(36.95%), JT캐피탈(33.76%), 한국캐피탈(31.22%) 순이었다. 카드사를 제외한 전체 여전사의 신용등급별 평균금리는 5월 기준 17.3%다.


이와 관련해 메리츠캐피탈 관계자는 "신용이 다소 열위에 있는 중고승용차, 상용차 이용자 중심으로 영업을 시작한지 이제 막 1년이 지나 잔액 규모가 의미있는 수준이 되지 못한다"며 "향후 고객층이 다양해지고 대출 취급액이 늘어나면 금리도 자연스럽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번 캐피탈사 금리 체계 검사를 바탕으로 대출금리 산정체계 모범규준을 대폭 손질할 방침이다. 현재 금감원은 여전사, 여신금융협회 등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모범규준 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달 저축은행의 대출금리 산정체계 모범규준 개선안 발표에 이어 하반기께 여전사 대출금리 산정체계 모범규준 개편안도 내놓을 예정이다.


캐피탈사들은 금감원이 금리 체계 검사를 통해 시장가격에 개입하고 있다고 반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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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같은 차주라도 담보가 다르면 대출금리에 차이가 있는 등 일률적으로 대출금리를 산정하기 어렵다"며 "금감원의 금리 체계 검사 자체가 금리 인하 압박이자 가격 개입으로, 대출총량을 규제하면서 금리까지 낮추라니 가뜩이나 나쁜 여전사 수익성이 더 악화될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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