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검찰수사 전 '부회장 통화결과' 파일 삭제…이재용에 보고 정황
공용폴더에 저장된 2100여개의 파일 삭제 지시
'삼바 분식 의혹' 주요내용 이재용 부회장에 보고된 정황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장 소환 임박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가 지난해 분식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를 앞두고 '부회장 통화결과', '바이오젠사 제안 관련 대응방안(부회장 보고)' 등의 파일을 대거 삭제한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은 '부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뜻한다고 보고 분식회계와 관련한 주요 내용이 이 부회장에게 보고됐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양모(구속기소) 삼성에피스 상무는 지난해 7월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를 검찰에 고발하자 재경팀 소속 직원들에게 '부회장 통화결과' 등 공용폴더에 저장된 2100여개의 파일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삭제된 파일은 '부회장 통화결과' 폴더 내 통화 내용을 정리한 파일, '바이오젠사 제안 관련 대응방안(부회장 보고)' 폴더 내 '삼성에피스 상장계획 공표 방안', '상장 연기에 따른 대응방안', '바이오젠 부회장 통화결과', '상장 및 지분구조 관련' 파일 등이다.
검찰은 양 상무가 지난해 5월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의 후신으로 알려진 삼성전자 사업지원 TF의 지시로 재경팀 직원들에게 '부회장, 합병, 상장, 콜옵션' 등의 키워드를 검색해 삭제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에피스는 또 기업가치평가 내용이 담긴 문건을 조작해 금융당국에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에피스는 지난해 3월 분식회계 의혹을 조사하던 금융감독원이 '바이오시밀러 사헙화 계획' 문건 제출을 요구하자 변호사들과 상의해 문건을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 작성자를 미래전략실 바이오사업팀에서 삼성바이오 재경팀으로, 작성 시점은 2011년 12월에서 2012년 2월로 조작했다.
이 문건은 삼성바이오가 미국 바이오젠과 함께 설립할 예정이던 삼성에피스의 사업성과 기업가치평가를 담은 것으로, 2011년 기준 바이오젠에 부여한 콜옵션의 가치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콜옵션 가치를 평가할 수 없어서 2012~2014년 콜옵션 약정을 공시하지 못했다'는 그간의 주장이 거짓임을 뒷받침해주는 자료다. 검찰은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삼성에피스 기업가치 평가사실을 숨기려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수사는 빠르게 '윗선'으로 향하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증거인멸 정황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백모 상무와 보안선진화TF 서모 상무를 지난 11일 구속했다. 앞선 조사에서 '자체 판단에 의해 문건을 삭제했다'고 주장하던 이들은 구속 이후 '윗선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는 취지로 진술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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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장의 소환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2017년 미래전략실이 해체와 동시에 퇴사했다가 사업지원TF 신설에 맞춰 복귀했다. 검찰은 정 사장의 지시에 따라 사업지원 TF가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에 관여하고 이 부회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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