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필요하다면 유럽연합(EU)의 예산 규정을 어길 수 있다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의 발언 직후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독일 10년 만기 국채와의 스프레드는 3개월래 가장 큰 수준으로 벌어졌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유럽 채권시장에서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3bp(1bp는 0.01%포인트) 오른 2.727%를 나타냈다. 지난 3월 초 이후 최고치다.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같은 날 2년물, 5년물 금리도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이탈리아를 둘러싼 성장 및 재정 불안이 커진 데 따른 여파다.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권과 극우정당 동맹을 이끄는 살비니 부총리는 이날 "국내총생산(GDP) 대비 3%(재정수지적자 비율)나 130~140%(부채 비율) 등 규정 제한을 넘어서야 한다면, 그렇게 추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업률 5%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우리가 해야할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며 "만약 브뤼셀(EU측)에서 누군가가 불평을 한다해도 그 것은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다"고 언급했다.
이탈리아 정부측이 EU 예산 규정을 어길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특히 이달 말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민감성이 고조된 상태에서 나와 더욱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집권 오성운동 대표인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는 "고용을 늘리기 위해 EU재정규율을 어기고 부채를 상향하려는 일부 발언은 문제"라며 "시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주요 외신들은 "동맹과 오성운동, 즉 집권 연정 내 긴장이 높아지고 미·중 무역전쟁, 활기 없는 채권발행 직후 이 같은 발언이 나왔다"며 "민감도가 높아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탈리아와 독일 10년물 간 스프레드는 3개월래 가장 큰 279.88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날 독일 10년물은 무역전쟁의 긴장, 유로존 성장 우려 등의 영향으로 -0.072%를 기록했다. 3월 말 기록했던 2년반래 최저치인 -0.094% 이후 가장 낮다. 독일 5월 ZEW경기기대지수는 -2.1%로, 전월(3.1)보다 크게 떨어졌다. ZEW는 "무역전쟁이 다시 난관에 빠지며 독일의 성장을 이끌어온 수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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