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공습]레미콘 전기차도 만드는 중국, 해외시장 첫 타깃은 한국
테슬라 제친 세계 1위 전기차 회사 BYD, 작년 매출 22조원
버스·트럭 등 상용차 개발 "힘 부족" 통념 깨고 약진
中 보조금 정책 일몰 다가오자 한국 등 국외로 방향 전환
우리나라는 보조금까지 주며 중국산 전기차 버스 구입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지금으로부터 2주 전 얘기다. 중국 경제특구 선전시에 위치한 비야디(比亞迪ㆍBYD) 본사에 들어서자 머리 위로 스카이레일을 타고 움직이는 전철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크기를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광활한 회사 내부에서 임직원이 이동할 때 타는 전기 기차다. 쇼룸에는 중국 역대 왕조의 이름을 붙인 진(秦)ㆍ한(漢)ㆍ당(唐)ㆍ송(宋)ㆍ원(元) 등 전기 승용차 십수 대가 진열돼 있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야적장에는 대형트럭, 덤프트럭, 레미콘 등 출고를 기다리는 전기 상용차 신차가 위용을 뽐낸다. 이는 지난달 18~20일 BYD 초청으로 선전 본사를 방문한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이 직접 보고 들은 현장 이야기다.
정 회장은 2일 "BYD가 출시하고 개발한 다양한 전기 차종에 일단 놀랐다"면서 "특히 화물 분야에서 버스, 트럭, 지게차, 청소차, 레미콘 등 안 만드는 게 없을 정도였는데, 이는 전기차는 힘이 달려 상용보다 승용이 우위에 있다는 통념을 깨버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BYD는 시가총액ㆍ실적ㆍ시장점유율 모든 면에서 미국 테슬라를 제친 전 세계 1위 전기차 회사다. 글로벌 전역에 자동차 생산 기지만 33개를 보유하고 있다. 1995년 설립 이후 연평균 44.3% 성장을 지속해 지난해 매출액은 196억달러(약 22조원)를 기록했다. 그 사이 직원 수는 20명에서 22만명으로 폭증했다.
정 회장은 "중국산 전기차의 한국 공습을 쉽게 넘겨서는 안 되겠다는 경각심마저 들었다"면서 "BYD는 부품으로 시작해 완성차까지 수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열린 '2019 서울모터쇼'에 참여해 자체 개발한 전기차 부품을 적극적으로 선보인 것도 한국 진출을 타진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정 회장은 "전기차 완성차뿐 아니라 전기모터 등 컨트롤러를 독자 기술로 직접 생산하는 데 대한 자부심이 컸다"면서 "한국 업체가 중국 기술을 아래로 보는 경향에 안타까워했고 국내 업체에도 부품을 공급할 의사와 자신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비단 BYD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육성한 '전기차 굴기'의 혜택을 누린 중국 전기차 업체는 매서운 기세로 성장했고 이제는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자국 내 전기차 보조금 정책 일몰이 다가오면서다.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순수 전기차 보조금을 기존 5단계에서 2단계로 줄이고 주행거리 250㎞ 미만 모델 보조금을 전면 폐지했다. 또 주행거리 250~400㎞인 모델의 보조금은 대당 1만8000위안, 400㎞ 이상은 2만5000위안으로 50% 이상 축소했다.
반면 외국산 전기차에도 동일한 보조금을 주는 우리나라는 중국 전기차 업체에 가장 매력적 시장으로 떠올랐다. 중국이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지 않는 식으로 자국 산업 보호에 나섰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 완성차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올해부터 '더블 포인트' 제도 탓에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의무 판매량을 맞춰야 하는 강한 규제를 받는데 우리나라는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중국산 전기 버스를 보조금까지 줘가며 사주고 있다"면서 "건전한 시장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마땅하지만 국내 업체가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 상황은 옳지 않다는 게 중론"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기준 전기차 보조금 중 22%가 중국산을 포함한 수입차에 돌아갔는데 특히 전기 버스의 경우 보조금의 40%가 수입 중국 버스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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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중국은 자국에서 생산한 차량에 한해 중국산 배터리를 쓰는 경우에만 전기차 보조금을 주고 있다. 중국 업체도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제임스 고 북경모터스코리아 대표는 "중국 전기차가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면 미국 테슬라는 물론 일본 전기차도 전부 못 받는 게 맞다"며 "한국시장에 들어온 이상 보조금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의 결정에 따를 것이지만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 등 모든 것을 따졌을 때 구매 여부는 결국 소비자의 선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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