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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요일에 읽는 전쟁사]스텔스기는 정말 눈에 안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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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에 작게 보이게 하는 기술, '투명화'와 달라
F-117, 코소보전쟁 당시 지나친 방심으로 요격당해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로 알려진 F-35의 모습.(사진=록히드마틴사 홈페이지/www.lockheedmartin.com)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로 알려진 F-35의 모습.(사진=록히드마틴사 홈페이지/www.lockheedmart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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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최근 동북아시아 군비확장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로 떠오른 것은 단연 '스텔스(Stealth)'다.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 중국 너나할 것 없이 스텔스 전투기를 확충하고 스텔스 전함을 보유하는 것이 지상과제처럼 여겨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록히드마틴사가 개발한 F-35 전투기가 전 세계 스텔스 전도사 역할을 하며 팔려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미국인들조차 여전히 오해하는 기술 중 하나가 스텔스 기술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한 에어쇼에서 F-35 전투기가 아예 눈에 안보인다고 한 말은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전 세계로 팔려나가는 이 미국 군비산업의 효자 상품을 더욱 홍보하고 싶은 마음이 앞선 것도 있겠지만, 스텔스 기술을 아예 '투명(Invisible)'화 시키는 기술로 생각하는 대다수 미국인들의 착각 또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스텔스 기술은 결코 투명화 기술은 아니다. 전투기에서 스텔스 기술이란 적의 주요 중심기지에 근접할 때까지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는 기술을 의미한다. 레이더에서 완전히 안보이게 사라지는 기술이 아니라 레이더 전파에 반사되는 반사파의 양을 크게 줄여 매우 작은 물건처럼 표시되게 하는 기술이다. 이렇게 되면 전자식 장비 체계하에서 적 전투기를 요격하기가 매우 힘들어지고, 그 사이에 적을 타격하는 것이 스텔스 전투기의 존재의의라 할 수 있다.


세계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로 알려진 F-117의 모습.(사진=록히드마틴사 홈페이지/www.lockheedmartin.com)

세계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로 알려진 F-117의 모습.(사진=록히드마틴사 홈페이지/www.lockheedmart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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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스텔스 전투기들은 비스텔스 전투기들에 비해 레이더에 반사되는 단면인 RCS(Radar Cross Section)값이 매우 작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F-16 전투기가 보통 RCS 값이 1㎡ 정도인데 비해, F-35는 이보다 1000분의 1, F-22는 1만분의 1 정도 RCS값이 작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RCS 값이 작으면 레이더에서 새나 구름, 작은 공 등의 크기로 보여 전투기로 분류되지 못하고 걸러지며, 근접할 때까지 적의 레이더에 잡히지 않게 된다.


사실 스텔스 기술에 대한 초기 개념 자체는 상당히 오래전에 등장했다고 알려져있다. 1960년대 구소련에서 처음 연구가 시작된 스텔스 개념은 1974년 미국 국방부에서 세계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인 F-117 나이트호크 전투기 개발에 뛰어들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미국 록히드 마틴사에서 설계와 제작을 맡아 1978년 시제품이 등장했으며, 1980년대와 1990년대 전장을 주름잡게 됐다.

F-117은 실험 비행도 야간에만 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미확인비행물체(UFO)로 오인받기도 하는 등 갖은 우여곡절 끝에 미 공군의 제식비행기가 됐다. 1989년 파나마 침공 작전 당시 처음으로 실전에 데뷔했고, 이후 1991년 1차 걸프전 당시에 크게 활약하며 스텔스 전폭기의 이미지를 구축해나갔다. 하지만 1999년 코소보 전쟁 당시 세르비아군 방공포에 충격적인 격추를 당하면서 새로운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22와 F-35에 자리를 넘겨주게 됐다.


중국이 자체 개발했다 주장하는 스텔스 전투기인 J-20의 모습.(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자체 개발했다 주장하는 스텔스 전투기인 J-20의 모습.(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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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F-117은 어이없게 요격됐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세르비아군의 방공망을 지나치게 경시했다가 SA-3 미사일을 맞고 격추된 것으로 추정된다. 방공 미사일 포대에서 10킬로미터(km) 언저리에 근접한 상태에서 미사일을 맞고 추락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당시 세르비아군은 감청을 통해 F-117의 작전지역과 이동경로에 대해 어느정도 파악한 상태였고, 미사일 포대에 근접하자 비행경로 및 위치를 유추, 단번에 요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전체로 따졌을 때 1대가 격추된 것은 큰 의미가 없는 수치일지 몰라도 F-117의 소실은 미국에 큰 손실로 다가오게 됐다. 코소보 전쟁 이후 이 기체 잔해는 러시아와 중국 일대로 팔려나간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중국에서 이를 바탕으로 개발됐다는 자체 스텔스 전투기인 J-20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F-117은 기술유출과 유지비용이 비싸다는 명목 하에 2008년 이후 퇴역처리됐으며, 현재 기체 중 일부가 남아 훈련용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현재 F-22와 F-35가 주력 스텔스 전투기로 활약 중이다. 하지만 최근 일본 해상에서 훈련받던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F-35A 전투기가 추락하면서 다시금 미국 스텔스 전투기의 위상에 흠이 간 상태다. 향후 3000대 이상 판매가 목표라는 F-35의 운명에 따라 동북아 및 전 세계로 불고 있는 스텔스 열풍 또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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