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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도 "실패한다"던 음원시장서 6조 매출 올리는 스웨덴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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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業스토리]스포티파이, 콘텐츠 소유 대신 스트리밍 서비스
음원 시장 새 패러다임 제시…불법 다운로드 대신 광고청취
AI 이용 사용자 맞춤형 플레이리스트 제공 호감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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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애플의 창업자이자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는 과거 음원 실시간 재생(스트리밍) 서비스는 실패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빌리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잡스의 예견은 빗나갔다. 음악 콘텐츠를 소유하는 방식이 아닌 '들을 수 있는 권리'를 대여해주는 개념의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Spotify)'가 전 세계 음원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2006년 당시 25살이었던 스웨덴 청년 다니엘 에크가 만든 스타트업 스포티파이는 2008년 본격적인 서비스를 출시, 창업 6년 만에 연 매출 10억 달러(약 1조1500억원)를 돌파했다. 현재는 전 세계 79개국에서 지난해 기준 52억5900만 유로(약 6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기업가치만 300억 달러(약 34조원)에 이른다.

글로벌 IT 공룡들도 스포티파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애플은 '애플뮤직'을 출시했고, 구글은 '유튜브 프리미엄(구 레드)'을, 아마존도 '아마존 뮤직'을 잇따라 출시했다. 하지만 스포티파이의 독주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스포티파이의 월간사용자(Monthly Active User)는 2억7000만 명에 이르고, 이중 유료 가입자는 9600만 명이다. 스포티파이를 추격 중인 업계 2위 애플뮤직의 가입자는 5600만 명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마저도 전 세계 110여 개국에 진출해 있고, 약 9억 명 아이폰 사용자들의 스마트폰에 애플뮤직 어플이 미리 탑재됐다는 점과 3개월 무료 사용이 가능한 신입 가입자가 유치된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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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음악"

스포티파이의 슬로건은 '모두를 위한 음악(Music for everyone)'이다. 다니엘 에크의 창업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슬로건이다. 다니엘 에크가 스포티파이를 창업할 당시 음악 시장은 불법 다운로드와의 전쟁이 한창이었다. LP, CD 등이 mp3로 대체되면서 적은 비용으로 음원 다운로드가 가능해졌고, 불법 다운로드 파일이 온라인상에 공유됐다. 창작자들은 절망했고, 이는 곧 음악 시장의 전반적 침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저장 공간도 문제였다. 다운로드를 받을 때마다 줄어드는 저장 공간을 타개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다니엘 에크는 음악 시장 성장을 저해하는 두 가지 문제점에 대한 해법으로 '스트리밍'을 제시했다. 음악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 받아 듣는 서비스로 음악을 소유하는 것이 아닌 대여해 주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무료'에 익숙했던 당시 상황을 이용해 합법적으로 음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대신 유튜브처럼 사용자는 광고를 듣는 수고로움을 감수했고, 일부 음악 감상이 제한되는 제약을 적용했다. 제약 없이 이용하고 싶은 사용자들은 월 9.99달러(약 1만1000원)를 내라는 것이 스포티파이의 방침이었다. 저작권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무료로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음반 업계에서 상당히 충격적인 방식이었다.


이렇게 광고와 유료가입자로부터 얻어진 수익은 창작자들에게 분배했다. 실제로 스포티파이는 전체 매출의 70%를 저작권료를 지불하는데 사용한다. 이런 이유로 스포티파이는 연 6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으나 아직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영업손실은 4300만 유로(약 556억원)에 달했다.

[출처=스포티파이 공식 홈페이지 캡처]

[출처=스포티파이 공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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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를 위한 '플레이리스트'

음원 스트리밍 업체들 대부분이 청취자 취향에 맞는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하고 있지만 스포티파이의 추천 플레이리스트는 청취자 만족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사용자의 음악 취향과 감상 패턴을 분석하는 방식은 타 업체들과 같지만 인공지능(AI)과 데이터 분석 회사들을 인수합병하며 구축한 시스템이라 정확도가 매우 높다는 사용자들의 후기가 상당하다. 매주 업데이트 되고, 감상 곡이 많아질수록 추천 정확도가 올라가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또 대다수 스트리밍 업체들이 일괄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실시간 차트'도 없다. 대신 '최근 들은 곡', '즐겨 듣는 아티스트와 유사한 아티스트 추천', '추천 플레이리스트' 등 사용자의 취향을 반영한 큐레이션이 우선이다.


최근에는 스포티파이가 한국 진출을 위해 국내 저작권 신탁단체와 저작권 배분율을 논의 중이라는 소문이 퍼졌다. 협의 주체인 4대 저작권신탁단체 측은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한국 진출이 머지않아 보인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제기된다. 다만 스포티파이가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재 국내 음원 시장 점유율 1위의 멜론(45%)의 입지가 상당히 견고한 데다 전 세계 2위 '애플뮤직'이 이미 한국 시장에서 쓴 맛을 본 탓이다. 애플뮤직은 국내 점유율 1%대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같은 외국계인 스포티파이가 한국 시장에 상륙한다고 하더라도 점유율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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