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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세상을 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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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TV 뉴스를 틀면 남녀 구별 없이 편싸움하는 모습만 보인다. 국회의원들이 하는 일이 편싸움하는 일이라 내 외손주들이 배울 것 같다. 애들이 몸 좋고 힘세고 싸움 잘하는 사람이 국회에 다 모인 것으로 생각할 것 같다. 이제는 '빠루(노루발)'라든가 장도리까지 등장하는 판이다.


이런 추태들을 보지 않기 위해 뉴스를 외면하지만, 무슨 난리가 났나 싶어 눈길이 자주 간다. 나도 국민이고 투표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참정권 행세는 해야 하는 것이 국민의 권리와 임무이기 때문이다. 한참을 봐도 무슨 소리인지 몰라 집중해서 보는 동안 화가 난다. 왜 그렇게 몸싸움하는지 몰라서 그렇고, 내가 정치에 무관심해서도, 세상을 몰라서도 끝내 화가 난다. 나만 그럴까? 그곳은 늘 언성이 높고 패거리들이 몰려다니는 곳일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놓고 두 패거리가 대치 정국으로 끌고 가는 것이 그것이다. 한 쪽은 선거법개정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제출하려 하고, 다른 한쪽은 그것을 막으려는 극한적 대치에서 발생된 몸싸움이 그것이다. 국민의 한 사람인 나에게 있어 그들의 그런 행동은 문제되지 않는다. 어느 쪽이 옳은가 그른가는 대해서 대다수의 국민들은 관심이 없다. 국민에게 있어 시급한 문제는 민생 문제이다. 어려운 시대를 버티어 나가는 생존의 문제가 중요하다. 그 패러다임을 제시해주는 지도자가 또는 국민의 대표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러한 근본문제를 제치고 당략에 의해 국민적 이름을 빌미삼아 패거리들이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행태는 불인정시(不忍正視)이다. 온라인 법안 제출의 제도가 있는 것도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것 가지고 또 싸움질이다. 싸울 거리가 또 하나 생긴 것이다. 싸울 거리를 찾는 그들이다. 상대방을 기를 꺾는 전략만 구사하는 그들이다.


총체적인 난국이다.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은 국민에게서 찾아야 한다. 국민의 힘을 믿어야 한다. 그들은 그것을 알지 못한다. 우리가 어려울 때마다 국민은 힘을 모아 타개해나갔다. 이를 모르는 사람들은 그들뿐이다. 대의와 역사적 사명을 운운하면서도 지도자라는 사람들은 백성들보다는 자신의 이익과 이해에 따라 흩어졌다 모이는 당파의 이익만을 생각해왔다. 그것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그들을 믿지 않는다. 지도자를 바꾸어 봐도 그놈이 그놈이고 그놈은 더한 놈이라는 국민들의 소리만 반복되는 역사를 지켜 봐왔기 때문이다.

내가 정치를 몰라서 혹은 뉴스를 보지 않아서 세상 돌아가는 것을 몰라서, 원론적인 소리만 지껄이는지는 몰라도, 나하고는 관계없다면서 외면하다가도 가끔은 걱정이 된다. '이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걱정이 든다. 나만이 그러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의 도리와 상식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가질 것이다.


상식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패거리 싸움을 하지 않는다. 빠루나 장도리 대신에 책상 앞에서 얼굴을 맞대고 서로가 살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한다. 세상을 모르는 사람들도 상식선에서 또는 법에 절차에 따라 난국을 타개해나가야 할 것을 안다. 그래서 그래도 세상을 아는 그들을 믿을 수밖에 없다.


유한근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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