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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 5000명이 모였다 "시장님 얘기 좀 하시죠"

최종수정 2019.03.28 11:19 기사입력 2019.03.2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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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의 장 '민주주의 서울' 사이트
난임 관련 제안 토론자 5000명 넘어
朴 시장 답변한 첫 사례
길고양이·아동센터 제안도 공감 500건 넘어 토론 앞둬

난임 주사 지원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시민토론회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발언하고 있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시립병원에 난임 센터를 설치해 주사 비용을 줄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제공=서울시)

난임 주사 지원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시민토론회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발언하고 있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시립병원에 난임 센터를 설치해 주사 비용을 줄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제공=서울시)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오늘 굉장히 반성을 하게 되네요.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노력도 많이 했지만, 정작 여러분의 목소리를 이제야 들어 죄송합니다."(박원순 서울시장)


지난 26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 회관 지하 1층 대강당. '보건소에서도 난임 주사를 맞을 수 있다면 어떨까요'라는 제목의 간담회가 열렸다. 서울 시민들이 이 주제로 이야기 좀 하자고 요구해 서울시가 만든 자리다. 임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과 난임 부부 등 100여명이 모여 박 시장이 설명하는 대책을 경청했다. 박 시장은 "시립병원에 난임 센터를 설치해 시술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참가하신 분들의 자문을 받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들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난임 부부의 오랜 희망은 이렇게 '간단하게' 해결됐다. 그리고 그 시작은 온라인 제안 하나에서 시작됐다. 한 시민이 '민주주의 서울'이라는 서울시의 제안 사이트에 글을 올렸고 500명 이상이 공감을 표시했다. 민주주의 서울은 500명 이상 공감 제안을 '공론 의제'로 선정한다. 그러면 관계 부서가 나서 '온라인 시민토론장'을 만든다. 이 토론에 5000명 이상이 참여하면 시장이 직접 나와 답변을 내놔야 한다. 난임 주사 토론은 지난해 12월부터 한 달 간 진행됐고 총 5259명이 참여했다. 서울시가 민주주의 서울을 개설한 건 2017년 10월인데, 5000명 이상 참여로 시장이 직접 나오게 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여성은 "우리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셔서 감사하다"며 "아이 한 명 낳고 싶어 여러 노력을 해왔는데 난임 주사는 (건강보험상) 시술 횟수 등이 정해져 있어 경제적으로 너무 부담이 된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민주주의 서울은 '재미있고 일상적이며 자발적 참여가 가능한 민주주의'를 표방한다. 2016년 촛불 집회 후, 광장의 목소리를 일상에 옮겨오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고 한다. 모바일과 컴퓨터 등을 통해 간단한 회원가입 절차만 거치면 시민이 정책 제안에서부터 정책 결정과 실행까지 참여할 수 있다.

현재 '시청사 일회용품 사용금지', '공공기관 비상용 생리대 비치' 등 제안이 시민토론을 거쳐 정책에 반영됐다. 다만 참여자가 5000명을 넘지 않아 박 시장이 직접 나오지는 않았었다. 지금은 '서초구 재건축단지의 길고양이들을 도와달라'와 '차별ㆍ낙인 없는 아동센터를 설치해달라'는 제안이 공감 500건을 넘어 시민토론을 앞두고 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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