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첫작품부터 실패우려…사회적 대화 동력 상실 위기
청년, 여성, 비정규직 근로자위원 3명 탄근제 합의 반발해 경사노위 본위원회 불참
국회 입법 과정에서도 불확실성 커질듯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출범 이후 첫번째 합의안인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의 최종 의결이 무산되면서 정부의 사회적 대화 동력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의결하면서 의미를 부여하려 했던 경사노위는 거센 후폭풍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입법 과정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7일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사노위는 이날 오전 광화문 인근에서 문성현 위원장 주재하에 비공개로 본위원회를 열었다. 당초 경사노위는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하에 본위원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급히 계획을 변경한 것이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에 반발한 일부 근로자 위원들이 불참을 결정하면서 안건 의결이 어려워 졌기 때문이다.
근로자위원인 청년ㆍ여성ㆍ비정규직 대표 3명은 전날 본위원회 불참을 결정했다. 경사노위법에 따르면 노사정 대표 18명으로 구성되는 본위원회는 재적위원 3분의2 이상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안건 의결을 하려면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이 각 2분의1 이상 출석해야 한다는 추가 요건이 붙는다.
근로자위원은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을 포함해 총 4명이다. 이중 3명이 불참하면서 본위원회 개의는 할 수 있지만 의결 정족수는 채우지 못하게 된 것이다.
7일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앞에서 비정규직 이제 그만! 공동투쟁 주관으로 경사노위 본회의 무산에 대한 입장과 투쟁 계획 발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원본보기 아이콘불참을 결정한 근로자위원은 김병철 청년유니온 위원장, 나지현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이다. 이들은 경사노위의 탄력근로제 개선 합의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위원장이 지난 5일 근로자위원들을 직접 만나 참여를 설득했지만 마음을 돌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자위원들이 대거 불참을 결정하면서 문 대통령의 본위원회 참석 계획도 자연스럽게 무산됐다. 문 대통령 주재하에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의결하려던 경사노위도 체면을 구기게 됐다.
경사노위는 이날 본위원회에서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불참을 결정한 일부 위원을 제외한 다른 위원들이 만나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며 "불참한 근로자위원을 다시 복귀하도록 설득하는 방안과 다른 여러가지 대안들을 두고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다"고 말했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합의안은 경사노위가 지난해 11월 출범 이후 처음으로 노사정 합의에 성공한 결과물이다. 청와대에서도 기대가 큰 사안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탄력근로제 합의 직후 "경사노위의 탄력근로제 합의는 아주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사회적 대타협의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최종 의결이 불발되면서 향후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국민연금 개혁 등 굵직한 사회적 대화 이슈의 추진 동력 저하가 우려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미 의제별 위원회에서 노사정 합의로 결정이 난 사안이고 최종 의결이 안됐다고 해서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어렵게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에 합의했는데 최종 의결이 무산돼 아쉽다"고 말했다.
입법과정에서의 불확실성도 증대될 전망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따르면 환노위 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곧 발의할 예정이다. 한 의원은 경사노위 합의안을 최대한 반영해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앞서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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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업종 구분 없이 6개월로 늘린다는 내용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유한국당은 6개월을 기본으로 하되 특정 업종은 1년으로 늘리자고 주장하고 있어 대치가 예상된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반대해온 민주노총의 반발도 더욱 거세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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