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극 '포트폴리오', 타인의 고통을 대하는 태도를 묻다
지난해 서울시극단 창작플랫폼 선정작…14~17일 세종S씨어터에서 공연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서울시극단 '창작플랫폼-희곡작가' 프로그램을 통해 선정된 장정아 작가의 신작 '포트폴리오'가 오는 14~17일 세종S씨어터에서 공연된다.
포트폴리오의 주인공 지인은 시나리오 작가다. 준비 중인 시나리오 작업이 지체되던 중, 여고생 예진의 입시를 위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소재로 한 포트폴리오 영상 제작에 참여한다. 그러나 예진은 정작 자신의 포트폴리오 만들기에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 촬영을 위해 만난 귀녀 할머니의 섭외 또한 순조롭지 않다.
장 작가는 지인과 예진, 귀녀 할머니를 중심으로 고통 받는 이들에게 건네야 하는 최소한의 예의가 무엇인지 관객에게 묻는다. 그는 "타인의 고통에 대해 완벽히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타인의 고통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어떠한지 이 이야기를 통해 질문하고 싶었다"고 했다.
특히 작가는 귀녀의 이야기를 통해 위안부 문제 또한 담담하게 그려낸다. 장 작가는 "극의 등장인물인 '귀녀 할머니'의 이야기와 삶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신 강일출 할머니, 길원옥 할머니, 고 김복동 할머니, 고 문필기 할머니의 증언 내용과 언론 인터뷰를 참고해 재구성했다. 이 희곡을 쓰기 시작한 2017년 8월에는 피해 생존자 할머니가 서른여섯 분 우리 곁에 계셨지만 공연을 준비하는 2019년 3월 스물두 분만이 남아계신다. 작은 바람이지만 이 작품이 지금 각자의 삶에 어떤 질문이라도 남길 수 있다면 좋겠다"고 전했다.
장정아 작가는 서울예대 극작과를 졸업하고 2017년 '바닷물맛 여행'을 통해 익숙한 가정 비극의 틀 속에서도 인간의 낙천성을 믿는 특유의 발랄한 정서로 비극에 맞서는 법을 보여줬다. 창작플랫폼 선정에 참여한 심사위원들은 "오랜 단막극 습작기간을 거친 단단함이 무대를 경험함으로써 우리 시대의 빈 곳을 채워줄 중요한 작가로 성장할 것"이라고 평했다.
김지원, 최나라, 강주희, 조용진, 유원준, 이지연, 김민혜 배우가 포트폴리오에 출연하며 신예 이준우가 연출을 맡았다. 이 연출은 "이번 작업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예술가로서 배우들의 생각을 담고자 했다. 어떻게 그 아픔과 고통을 마주할 것인지, 왜 해야 하는지를 묻고 생각해보려 한다. 이것이 극중 예진의 포트폴리오 뿐만 아니라 창작자인 배우들의 포트폴리오가 되길 원한다"고 했다.
서울시극단의 창작플랫폼은 한국 연극의 미래가 될 신진 예술인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장막 또는 단막희곡 한 편 이상 발표 이력이 있으며 활동기간 내 장막희곡 한 편 집필이 가능한 만 35세 미만의 극작가가 응모할 수 있다.
창작플랫폼은 2015년부터 해마다 신진 극작가 두 명을 선발해 지금까지 작가 여덟 명을 선정했다. 선정된 작가는 활동기간 내 서울시극단 무대 상연을 우선 전제한 창작 희곡 한 편을 집필하며 작품은 서울시극단의 멘토링을 거쳐 무대에 오른다. 올해에는 포트폴리오에 이어 임주현 작가의 '여전사의 섬'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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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에는 포트폴리오 공연이 끝난 후 멘토링을 맡은 고연옥 작가의 사회로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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