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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반박에 재반박 '진실공방'…협상 재개 시간 걸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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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양측 진실공방 가열

영변 핵시설 폐기 놓고, 美 '일부' vs 北 '전부'

최선희 "영변 다 내놓는다고 명백히 했다"

영변 外 은폐된 핵 시설도 안건…입장 차 뚜렷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확대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모습. 북측에서는 김영철 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미측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배석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확대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모습. 북측에서는 김영철 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미측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배석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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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놓고 북한과 미국이 '진실 공방'에 들어가면서 북미 협상이 재개되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거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북한 영변 핵 시설 외(外) '플러스 알파'를 놓고 양측의 입장 차이가 뚜렷한 만큼 협상이 다시 시작되더라도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北, 영변 핵 시설 중 일부 폐쇄 제안" VS 북한 "영변 핵 시설 전부 내놓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전면적인 제재 완화를 요구했지만 미국은 그런 요구는 들어줄 수 없었다"며 "(북한은) 미국이 정말 원하는 중요한 비핵화를 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핵화 준비가 되지 않았음에도 전면적인 제재 완화를 원하고 있다'는 미국 측 주장에 북한이 공식 해명하면서 양측이 '진실공방'이 시작됐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1일 오전 12시10분께 이례적으로 긴급 심야 기자회견을 열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리 외무상은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전면적인 제재 해제가 아니고 일부 해제, 구체적으로는 유엔 제재 결의 11건 가운데 2016∼2017년 채택된 5건, 그 중에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 제안한 비핵화 조치와 관련해서도 최 부상은 "영변 핵단지 전체, 그 안에 들어있는 모든 플루토늄 시설, 모든 우라늄 시설을 포함한 모든 핵시설을 통째로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 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한다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 부상은 이를 두고 "역사적으로 제안하지 않았던 제안"이라며 미국 측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북한은 1994년 제네바 합의를 통해 핵 시설 중 5메가와트 원자로 등에 대한 동결 조치를 실시했고, 2005년 '9·19 공동성명' 이후엔 가역적인 수준의 불능화까지 진행한 바 있지만 영변 핵 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검증은 받아들인 적이 없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 결렬 후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의 JW메리어트 호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동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 결렬 후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의 JW메리어트 호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동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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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박에 재반박…北·美 진실공방 본격화


하지만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같은날 리 외무상과 최 부상의 기자회견을 '말장난'이라고 규정했다. 북한은 군수 관련을 제외하곤 사실상 모든 제재 해제를 요구했고, 그 상응조치로 영변 핵 시설 중 '일부'만 폐쇄하겠다고 제안했다는 게 미국 측 주장이다.


북한과 미국이 제재 완화와 비핵화 조치 정도를 놓고 상반된 주장을 하면서 마찰이 심해지고 있다. 최 부상은 이날도 북측 대표단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측에 영변 핵 시설의 일부가 아니라 전부 내놓겠다고 제안했다'는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최 부상은 '그런데 미국이 왜 영변의 일부만 이야기하느냐'는 질문에도 "그걸 모르겠어요. 그렇게 얘기한 거 없습니다. 영변은 다 내놓는다고 했습니다"라고 답하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이에 따라 북·미 대화 재개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거란 관측이 제기된다. 당초 양 측은 회담 결렬 이후에도 이번 협상을 생산적이라고 평가하며 조만간 다시 만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나는 아직도 낙관적이다"며 "무엇이 제한적인지, 어떤 도전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수일, 수주 동안 진전을 이룰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전날 "두 나라 사이에 수십여년간 지속된 불신과 적대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전환해나가는 데서 중대한 의의를 가진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전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최 부상이 "다음번 회담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힌 데다 실무 협상이 재개된다고 해도 북한 측이 기존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합의점을 찾기 힘들 가능성이 크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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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변 外 핵 시설도 주목…북·미 협상 주요 안건될 듯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 시설 외 '플러스 알파'를 언급한 것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영변보다 플러스 알파를 원했나'라는 질문에 "더 필요했다"며 "나오지 않은 것 중에 저희가 발견한 것들도 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부분이 있었다"고 답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영변 핵 시설 외에도 규모가 굉장히 큰 핵 시설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핵 시설의 존재를) 저희가 알고 있었다는 데 대해서 북한이 놀랐던 것 같다"고도 말했다.


이 같은 미국 측의 발언을 볼 때 이번 회담에서 영변 핵 시설 외에 다른 우라늄 농축시설도 비핵화 조치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통상 핵무기 1개 제조에 필요한 고농축우라늄(HEU)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750~1000개의 원심분리기를 연결해 1년 동안 가동해야 하는데, 이 정도 시설은 600㎡(180여평)에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은폐할 수 있다.


때문에 북한은 영변 외에도 이 같은 우라늄 농축시설을 운영하고 있을 것이란 의혹이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영변 외 핵 시설로 '강선' 우라늄 농축 의심 시설 등이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북한과 미국이 추가 우라늄 농축시설을 놓고도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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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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