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필 진료가운·유림 양복 깨끗하게 보존처리

서재필 진료가운의 보존처리 뒤 모습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독립기념관이 소장한 등록문화재 '서재필 진료가운'과 '유림 양복'을 보존처리했다고 28일 전했다. 서재필 진료가운은 독립신문을 창간한 서재필(1864년∼1951년)이 미국에서 의사로 활동하며 입은 옷이다. 가운 안쪽에 서재필의 영문 이름 필립 제이슨(Philip Jaisohn)의 첫 글자를 딴 'Dr. P. S. J'라는 글자가 있다. 옷을 제작한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업체의 상호와 주소를 표시한 라벨도 붙어있다. 진료가운은 풀을 먹여 보관해 색이 변하고 굵은 주름이 생겼다. 보존처리에서 세척은 물론 형태를 보정하고 안정화 과정을 거쳤다.

상의 안감에 초서체로 수놓은 유림의 호 '단주'

유림 양복은 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지낸 아나키스트 유림(1898년∼1961년·본명 유화영)이 입은 옷이다. 중국 정치인 쑨원(孫文)이 즐겨 입은 '중산복(中山服)' 스타일로, 1950년대 후반에 모직물로 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재킷 형태 상의와 바지로 구성됐는데, 상의 안감에 인조섬유인 아세테이트를 사용했다. 상의 안주머니 위에는 초서체로 유림의 호인 '단주(旦洲)'를 수놓았다. 대구 중앙동 시민양복점(市民洋服店) 라벨도 있다. 바지 안쪽에는 '동양 오리엔탈 텍스 코리아 올 울(DONGYANG ORIENTAL TEX KOREA ALL WOOL)', 단추에는 '부산 신흥(PUSAN SIN-HUNG)'이라는 글자가 있다. 퀴퀴한 냄새가 나고 충해로 구멍이 많이 생겼으나 이번 보존처리에서 때를 벗기고 구멍이 커지지 않도록 직물을 보강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