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산타입니다. 던지고 갈게요. 믿고 거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7일 오후 인터넷에 마약 관련 키워드를 넣어 검색하면 마약을 판매한다는 마약 판매책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들은 트위터, 텔레그램 등 소셜네트워크(SNS) 계정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판매를 하며 거래 과정에서도 일명 ‘던지기 수법’으로 거래를 해 검거가 쉽지 않다.
전문가는 SNS 마약 유통 범죄에 최적화된 경찰 조직이 대응해야 해당 범죄를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마약 판매자는 “구매자분들께 최상급에 가까운 물건을 전달해드리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고 광고했다. 이어 각종 은어로 마약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마약 거래서 가장 많이 사용 되는 은어 중 하나인 ‘던지기’ 란 마약 판매자가 구매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고, 특정 장소를 공유해 마약만 찾아가는 판매 수법이다.
예컨대 공중화장실의 특정 변기 뒤에 마약상이 마약을 붙여 두고 구매자가 이를 가져가는 식이다. 또 다른 마약 관련 은어도 있다.
일명 ‘뺑뺑이’는 단속을 피하고자 약속 장소를 계속 바꾸는 것은 말한다. ‘멍텅구리’, ‘반짝이’는 가짜 필로폰을 의미한다.
또 ‘한잔하자’, ‘찌르자’는 마약 한번 투약하자는 뜻이다. ‘몰래 뽕’, ‘퐁당’은 상대방의 술 등에 마약류를 몰래 넣어 마시게 한다는 은어다.
‘작대기’는 주사기를 통해 투약하는 필로폰을 말한다. 또 ‘아이스’는 필로폰 가루, ‘크리스탈’은 질 좋은 필로폰을 말한다. ‘물건’, ‘영양제’, ‘피로회복제’ 등도 다 필로폰을 지칭하는 은어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산타’는 마약을 나눠주는 사람을 말한다. 마약 투여자들 입장에서는 마약은 일종의 선물로 여겨져 크리스마스 때 선물을 주는 산타로 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SNS가 마약 유통 경로로 활용되는 가운데 마약 사범으로 처벌받는 이들이 매년 급증하고 있다. 대검찰청이 발표한 ‘2016 마약류 백서’에 따르면 마약류 사범은 2012년 9255명, 2013년 9764명, 2014년 9984명, 2015년 1만1916명으로 꾸준히 늘다 2016년에는 1만4214명에 달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세대인 청소년들도 마약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검에 따르면 지난 2012년 38명이던 10대 마약 사범은 2016년 121명으로 늘어났다. 20대 역시 같은 기간 758명에서 1842명으로 늘었다.
전문가는 SNS 발달로 마약 수사가 어려워지는 만큼 관련 범죄에 최적화된 경찰 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과거 마약사범은 점조직 등을 통해 주로 유흥가에서 마약을 거래했기 때문에 경찰 입장에서 검거 가능성도 컸다”면서 “반면 최근에는 SNS를 통해 마약 거래가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수사가 더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SNS 마약 거래는 사이버수사대에서도 담당해야 하고, 마약이라는 것 때문에 마약수사대에서도 담당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적절히 조화롭게 수사를 하고 있는지는 잘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SNS 마약 거래를 수사할 수 있는 적절한 조직과 인력이 해당 범죄를 막는 방법이다”라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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