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내일 보석 심문…33일 만에 법정 출석

법관 인사로 주심도 교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에 있는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의 보석 심문이 26일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311호 중법정에서 보석심문을 진행한다. 앞서 지난 19일 양 전 대법원장 측은 방어권 보장을 위해 불구속 재판이 필요하다며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다. 검찰의 공소장만 A4용지 296쪽에 달하는 만큼, 재판부가 1심 구속 기한인 7월11일에 맞춰 무리하게 재판을 진행하면 충분한 심리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달 24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33일 만에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주거지 압수수색 등으로 검찰이 광범위한 증거를 확보했고, 전직 대법원장인 만큼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가 중대하고 관련자들에 대한 진술을 회유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일제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등 다수 재판에 개입하고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판사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는 등 47개의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양 전 대법원장 재판부는 25일 정기인사에 따른 법관사무분담 확정으로 주심이 김신영 판사에서 이원식 판사로 바뀌었다. 당초 재판장이었던 김모 부장판사는 한 달 만에 사무분담 변경을 요청했고, 박남천 부장판사가 재판장으로 전보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김 부장판사는 음주운전으로 감봉 1개월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바 있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