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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만에 수출주력업체와 만난 한은…"제조업 경쟁력은 생존 문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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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은 총재 "제조업을 둘러싼 글로벌 가치사슬 약화"

한은, 경제동향간담회 연 지 17년만에 제조업체만 집중 초청

수출 감소 현상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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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주력 수출 제조업체를 대표하는 인사들을 만나 "제조업 경쟁력은 우리 경제의 생존문제"라는 인식을 공유했다.


이 총재는 19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반도체, 철강, 자동차, 석유화학, 기계,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관련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 6대 산업의 수출 비중(2018년 통관 기준)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73.5%를 차지한다. 한은 총재가 비정기적으로 여는 경제동향 간담회에 제조업체들만 참석한 것은 2002년 5월 간담회가 생긴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그동안 경제동향 간담회는 보통 민간경제연구원과 대학교수들을 초청해 한은 총재와 경제 현안에 관한 의견을 주고받는 자리였다. 과거에도 초청자 중 한 명씩 제조업체 인사가 참여한 적은 있었다. 그러나 이번처럼 참석 인원 전부를 제조업 종사자로 꾸린 적은 없었다. 이 총재가 지난해 11월부터 나타난 수출 감소 현상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모두발언에서 "제조업을 둘러싼 글로벌 가치사슬이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가치사슬 확대 과정에서 생산기지 역할을 했던 아시아 주요국의 내수 비중이 커지고,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면서 국제 분업 유인이 약화된 데 주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선진국과 신흥국 간 노동 비용 격차가 줄어들면서 다국적 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 유인도 축소됐다"며 "제조업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12월 반도체 수출 가격이 꺾이기 시작한 직후 가진 송년 기자간담회에서도 제조업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당시 "지난해 이후 반도체 호황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왔지만 앞으로 3~4년 후 또는 5년 후를 내다보면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 경제의 향후 성장동력을 어디서 찾아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했었다.

19일 간담회에서도 이 총재는 제조업 대응 전략을 주문했다. 그는 "제조업에서 스마트 팩토리, IT 융합, 글로벌 가치사슬, 리쇼어링 등의 용어가 더욱 자주 등장하고 있다"며 "제조업 내 업종 간, 그리고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전통적인 경계가 무너지며 제조업체들은 동종 기업, 경쟁관계가 아니었던 여타 업종과 서비스업 영위 기업과도 경쟁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제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추진 중인 독일과 미국을 예로 들며 "최근의 제조업 경쟁환경 변화는 우리나라에 우호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적절한 대응전략을 통해 우리 제조업이 재도약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면 정부가 세금으로 떠받쳐도 국내 경제성장률은 둔화될 수밖에 없다. 한은이 지난달 발표한 '2018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수출은 전 분기 대비 2.2% 감소했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의 GDP 성장기여도는 4분기 -1.2%포인트로 나타났다. 정부 지출 증가 등으로 내수 부문의 성장 기여도가 2.1%포인트에 달했지만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마이너스로 떨어져 4분기 GDP 성장률이 1.0%에 그친 것이다. 국내 제조업체의 수출 위기는 실물경제를 바탕으로 국내 경기와 경제성장률을 판단하고 기준금리를 정하는 한은에겐 최대 변수일 수밖에 없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광현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근부회장(디스플레이), 최형기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기계), 임승윤 한국석유화학협회 상근부회장(석유화학), 김태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전무(자동차), 장윤종 포스코경영연구원장(철강), 염용섭 SK경제경영연구소장(반도체)이 참석했다. 한은에서는 이 총재 외 정규일 부총재보와 이환석 조사국장, 박종석 통화정책국장이 배석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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