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각론은 달라…한진 VS KCGI '핑퐁게임' 계속 될 듯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한진그룹이 사모펀드(PEF) KCGI의 경영권 위협에 맞서 '한진그룹 비전 2023'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총론 차원에서는 KCGI의 요구안을 대폭 수용했지만, 각론 차원에서는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제안은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만큼 양자간 '핑퐁게임'은 계속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비전 2023은 ▲배당 확대▲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사외이사 증원 및 독립성 강화 ▲한진칼 및 ㈜한진 감사위원회 설치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는 KCGI가 지난달 '한진그룹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을 통해 밝힌 지배구조 개선, 유휴자산 정리, 사회적 신뢰 제고 등과 총론 차원에서는 유사하다.
하지만 각론에서는 차이가 크다. 한진그룹은 KCGI가 요구한 서울 송현동 부지(3만6642㎡)에 대해선 연내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율도 항공유 비축기지(인천 서구), 정석비행장(제주 서귀포시), 윌셔그랜드센터(미국 로스앤젤레스) 매각 요구는 수용하지 않았다.
이밖에 KCGI가 요구한 기단 단순화, 항공우주사업부 분리ㆍ상장, 대한항공의 항공업 외 투자 확대 지양 등도 쇄신안에서 제외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송현동 부지는 호텔 건립을 위한 부지지만 율도부지나 정석비행장은 수익성은 낮지만 항공업 영위에 필수적인 공간"이라며 "항공업을 이해하지 못한데서 나온 제안으로, 한진 측으로선 수용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양호 회장 등 총수 일가의 경영권을 흔들 수 있는 제안도 배제됐다. 사외이사 독립 확대 등 일부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지배구조개선위원회, 보상위원회 등 KCGI의 핵심 요구안을 제외한 것이 대표적이다. 일부 주주를 우군(友軍)화 함과 동시에, 총수일가의 경영권을 지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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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그룹과 KCGI 모두 양자의 핵심 주장을 수용하지 않고 있는 만큼 잇따른 주주제안ㆍ쇄신안은 3월 주주총회를 향한 전초전적인 성격이 짙다"고 평가했다.유제훈 기자 kalam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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