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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골프규칙] "무벌타로 바위를 옮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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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스 켑카가 사우디인터내셔셜 2라운드 당시 15번홀에서 갤러리와 함께 커다란 바위를 이동하고 있다.

브룩스 켑카가 사우디인터내셔셜 2라운드 당시 15번홀에서 갤러리와 함께 커다란 바위를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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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바위는 어떡하지?"


세계랭킹 2위 브룩스 켑카(미국)가 지난 2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킹압둘라경제도시 로열그린골프장(파70ㆍ7010야드)에서 끝난 유러피언(EPGA)투어 사우디인터내셔널(총상금 350만 달러) 2라운드 당시 15번홀(파4)에서 갤러리와 함께 커다란 바위를 이동하고 있는 장면이다. 티 샷한 공이 페어웨이 왼쪽으로 휘어지면서 잔디가 없는 '내추럴 에어리어'로 날아갔다.

홀까지는 불과 139야드 거리, 공은 그러나 바위에 가려 그린을 직접 공략할 수 없는 상황이다. 켑카는 그러자 갤러리의 도움을 받아 바위를 옮겨 시야를 확보한 뒤 두번째 샷을 시도했다. 그린 에지에서의 세번째 샷이 짧아 보기를 범했지만 위기는 모면했다. 바위는 '루스 임페디먼트(Loose Impediment)', 골프규칙 24-1에서 '벌타 없이 제거해도 되는 움직이는 장애물'이다.


'돌아온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1999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피닉스오픈 최종일 13번홀(파5)에서 이 규칙을 활용해 무려 1톤에 가까운 바위를 치우고 플레이했다. 공이 바위 옆에 떨어지자 "돌이 흔들린다"고 주장해 경기위원의 동의를 얻어냈고, 갤러리의 힘을 빌렸다. 루스 임페디먼트의 크기나 무게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다는 점을 교묘하게 이용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더스틴 존슨(미국)은 2017년 7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 글렌애비골프장(파72ㆍ7273야드)에서 열린 RBC캐나다오픈(총상금 600만 달러) 1라운드 10번홀(파4) 주차장 인근 러프에서 스윙할 때 자동차가 걸리자 무벌타 드롭 혜택을 받아 '3온 2퍼트' 보기로 틀어 막았다. 자동차 소유주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차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면 된다.

조던 스피스(미국)는 2017년 7월 디오픈 4라운드에서 메이저 우승의 동력을 마련했다. 잉글랜드 사우스포트 로열버크데일골프장(파70ㆍ7156야드) 13번홀(파4)에서 공이 경사지 깊은 러프에 박히자 '언플레이어블(unplayable)'을 선언했다. 이 경우 옵션은 3가지다. 보통은 2클럽 이내 홀에 가깝지 않은 곳이다. 라이가 안좋다면 이전 샷을 한 곳으로 돌아갈 수 있다. 마지막은 직후방이다.


스피스가 직후방을 선택해 수십야드나 뒤로 돌아가 투어밴 주차장에서 공을 드롭한 게 '신의 한 수'다. 자동차가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무벌타 드롭을 더해 기어코 평평한 라이를 확보했고, 30분이 넘는 사투 끝에 '4온 1퍼트' 보기로 마무리했다. 다음 홀인 14번홀(파3) 버디와 15번홀(파5) '2온 1퍼트' 이글, 16~17번홀 연속버디 등 이후 5개 홀에서 순식간에 5타를 줄였다는 게 놀랍다. '3타 차 대승'을 완성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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