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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처음이라] 임종헌 변호인 총 사임으로 본 형사 재판 절차

최종수정 2019.02.05 21:47 기사입력 2019.02.05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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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법은 처음이라'는 법알못(알지 못하는 사람)의 시선에서 소소한 법 궁금증을 풀어보는 코너입니다. 법조기자들도 궁금한 법조계 뒷이야기부터 매일 쓰는 사건 속 법리와 법 용어까지 친절하게 설명해드립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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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벌어진 사법농단 의혹에 깊숙이 연루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60·사법연수원 16기)의 변호인 11명이 지난달 29일 모두 사임하면서 다음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1차 공판기일(첫 정식재판)이 연기됐습니다.


변호인들의 총 사퇴 배경에는 ‘주 4회 재판을 하며 어떻게 피고인의 방어권을 어떻게 보장하냐’는 취지였습니다. 변호인은 4차례에 걸친 공판준비기일 동안 재판 전략은 커녕 수만쪽에 달하는 검찰의 수사기록 등을 열람·복사하고 기록을 검토하는 것도 벅차다는 입장을 고수한 바 있습니다. 혐의 사실이 30여개나 되는 만큼 정식 재판이 시작되기 전 증거목록 제출 등 재판을 준비하는 공판 준비기일에도 공판 준비를 마무리하기 어렵다는 뜻이었죠.


이런 경우는 처음이 아닙니다. 국정농단 재판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은 주 4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주 3회 재판을 받았습니다. 이 당시에도 법조계에서는 피고인의 방어권 등을 이유로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임종헌은 왜 4번이나 재판을 받게 됐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통상 형사사건의 재판은 1~2주에 1번, 길게는 3주에 1번 열립니다. 그러나 사안이 중대하고 복잡한 경우 재판부가 한 사건을 집중심리하게 됩니다. 집중심리란 한 재판부가 어떠한 사건에 집중적으로 재판시간을 할애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피의자의 구속기간’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92조는 '구속기간은 2개월로 하며 구속을 계속할 필요가 있는 경우 심급마다 2개월 단위로 2차에 한해 결정으로 갱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예외적으로는 상소심(2·3심)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신청한 증거의 조사, 상소이유를 보충하는 서면의 제출 등으로 추가 심리가 필요한 부득이한 경우에는 3차에 한하여 갱신할 수 있습니다. 고로 재판부가 6개월 안에 심리를 모두 마치지 못하면 이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1심에서 공판준비기일, 공판기일(공판+결심), 선고기일이 6개월 안에 이뤄지는 게 통상적이죠.

변호인이 모두 사임하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드실 겁니다. 그런데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일주일에 여러 번 재판을 받는 피고인은 혐의가 중하고 사안이 다양하다는 점 이외에도 피고인이 국민적 관심을 받는 권력자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재판 중에 피고인의 구속기간이 만료돼 사회에 나오게 되면 증인의 증언 등이 오염될 수 있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임 전 차장처럼 변호인이 모두 사퇴하면 재판이 멈추고 시간만 한없이 가는 것 아니냐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형사소송법 33조는 ▲피고인이 구속된 때 ▲ 피고인이 미성년자인 때 ▲ 피고인이 70세 이상인 때 ▲ 피고인이 농아자인 때 ▲ 피고인이 심신장애의 의심이 있는 때 ▲ 피고인이 사형, 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된 때 가운데 한가지 경우에만 포함돼도 법원은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정하도록 돼 있습니다.


임 전 차장은 구속 피고인이기 때문에 법원은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습니다.

향후 재판은 어떻게 될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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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구속된 양 전 대법원장의 수사를 마무리하고 이번 설이 지나면 기소할 방침입니다. 향후 양 전 대법원장이 재판에 넘겨졌을 때 혐의 사실의 상당부분이 곂치기 때문에 함께 재판 진행해달라는 병합 신청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기존 임 전 차장을 변호하던 변호사들이 다시 선임계를 제출하거나, 임 전 차장이 다른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으면 법원은 국선변호인을 선임할 가능성도 높은 상황입니다.


검찰의 사법농단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선 만큼 기소·불기소될 법관들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 김경수 경남지사의 징역형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2부 재판장이었던 성창호 부장판사에 대해 여당이 '양승태 키즈'라고 비판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사법농단 연루 판사 논란이 재점화됐죠. 검찰의 수사는 끝나가지만 향후 사법농단에 연루된 전·현직 재판에서도 높은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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