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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내 '태움'…정부 '간호정책TF 신설' 효과 있을까

최종수정 2019.02.06 10:43 기사입력 2019.02.0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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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노동 강도·위계적 업무 시스템…'억압된 집단의 행동기전' 분석도

병원내 '태움'…정부 '간호정책TF 신설' 효과 있을까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연초 서울의료원에 이어 최근 서울 대형병원에서 일하던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간호사 '태움(괴롭힘)'이 또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간호사 자살이 태움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지는 경찰 수사 과정에 밝혀져야겠지만, 병원 내 고질적인 문제로 불거지는 태움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일 간호협회에 따르면 2017년 12월 28일부터 2018년 1월 23일까지 협회 회원 7275명을 대상으로 인권침해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태움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간호사의 40.2%가 태움을 경험했다. 태움을 경험한 사례는 간호사가 40.2%, 간호조무사 18.7%, 의료기사 15%로 특히 간호사의 경우 외래부서가 49.2%, 병동근무자가 37.7%, 특수부서 44.1%로 조사돼 상급자, 동료 등으로부터의 태움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내 괴롭힘은 직속상관인 간호사 및 프리셉터(30.2%), 동료간호사(27.1%), 간호부서장(13.3%), 의사(8.3%) 순이었다.

◆"현상 지적만 있을 뿐 깊이 있는 논의 없어"= 곽월희 대한간호협회 제1부회장은 "최근 병원 내 태움 문화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됐으나 현상에 대한 지적만 있을 뿐 이에 대한 명확한 정의나 이를 둘러싼 구조적 문제, 강화요인 등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 부회장은 "임상현장은 생명과 직결돼 있어 늘 긴장감이 감돌고, 환자와 끊임 없이 의사소통해야 하는 간호업무 특성상 심각한 육체적·정신적·감정적 소모가 발생한다"면서 "3교대 근무와 불규칙한 근무스케줄, 인력부족에 따른 초과근무, 높은 노동 강도, 위계적인 업무 시스템과 최소한의 식사시간·휴게시간의 미부여 등의 상황은 간호사를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으로 치닫게 한다"고 언급했다.


간호업계는 태움이라는 문제는 일반적인 직장 내 괴롭힘과는 구분되는 간호집단의 독특한 현상으로 ‘억압된 집단의 행동기전’으로 봤다. 즉 의료체계 내에서 상대적으로 힘이 부족한 간호사들은 압제자에 대항하기보다 자신의 지위와 비슷한 집단 내 타인에게 억압적인 행동을 취하기 쉽기 때문에 악순환이 지속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높은 노동 강도에 비해 근로 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태움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도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태 조사에서도 병원노동자들은 본인의 업무 외에 부당한 업무를 강요받는 경우가 많았다. 의료기관인증평가시 업무와 관련 없는 청소 및 환경정리, 병원주변 풀뽑기, 침대 및 철창 닦기, 주차관리, 담배꽁초 줍기 등의 업무를 강요받았다는 응답은 51.5%에 달했다.

실제 병원에서 근무하는 근무자 중 휴게시간을 100% 보장받는 경우는 15.8%에 불과했다. 43.3%는 휴게시간을 전혀 보장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종별로는 간호사가 54.4%로 타 직종에 비해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했다. 식사시간을 어느 정도 보장받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100% 보장받는 경우는 25.5%에 불과했다. 전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22.9%에 달했다.


◆복지부 "간호인력 근무환경 개선 나설 것"= 태움이 지속면서 보건복지부는 간호정책을 전담할 TF(특별전담조직)를 구성하고 간호인력의 근무환경 개선에 집중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지난 1일 간호인력의 수급관리, 업무범위, 배치기준, 양성체계, 근무환경 개선 등 간호정책 전반을 전담할 '간호정책 TF'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보건의료정책실에 설치된 간호정책 TF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등 간호 관련 업무가 추가되는 양상에 따라 역할이 확대될 전망이다. 복지부는 "간호정책을 전담할 조직이 설치됨에 따라 간호사 처우개선이 더욱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간호협회도 즉각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협회는 “과거 정부의 간호정책은 양적 측면만을 고려한 절름발이 정책이었다”며 "TF 설치로 복지부 내에서도 산발적으로 진행되던 간호정책이 종합적·체계적으로 수행될 것이며, 복지부를 넘어 다양한 영역에서의 간호 정책과 관련해 교육부,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 다부처간 협의를 통합해 논의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된 점에서도 큰 의의를 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간호협회는 간호정책 TF가 추후 간호정책과로 발전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간호사 교육, 근로환경 개선, 인력 수급계획 등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계획을 마련함으로써 간호정책의 질적 향상이 이뤄지도록 정부와 지속적인 협의를 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대해 서울 대형병원의 한 간호사는 "24시간 운영되는 병원에서는 인력부족으로 시간외근무가 발생하고 있고, 업무 관련 교육이나 워크숍이 있으면 본인이 휴가여도 참석해야 하지만 이에 따른 보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태움에 대한 문제점도 알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계속되거나 쉬쉬하는 경향이 많아 보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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