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가·외가 구분 없애고, 주부는 살림꾼으로…서울시 성평등 생활사전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은 설 명절을 맞아 '친가'와 '외가' 등 개선해야 할 표현을 담은 '서울시 성평등 생활사전 설 특집'을 1일 발표했다.

재단은 우선 집사람ㆍ안사람ㆍ바깥사람을 모두 배우자로 통일해 부르고, 외조ㆍ내조는 배우자의 지원이나 도움으로 표현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남성은 집 밖에서 일하고, 여성은 집안에서 일한다는 고정관념이 이 같은 표현에 담겼다는 이유에서다.

마찬가지로 '살림살이를 꾸려가는 안주인'이라는 의미의 주부(主婦)는 살림꾼으로 바꿔 남성과 여성에게 모두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친가와 외가는 아버지 혹은 어머니의 본가, 장인ㆍ장모ㆍ시아버지ㆍ시어머니는 어머님이나 아버님으로 통일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친가와 외가 모두 가족을 뜻하지만 어원으로 보면 친가에는 친(親)하다는 의미가, 외가에는 바깥(外)이라는 뜻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는 가부장제의 잔재라는 게 재단의 지적이다.

이밖에 미혼모(未婚母)는 주체적 의미의 비혼모(非婚母)로 순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재단의 표현 바꾸기 제안은 지난해 시민들이 내놓은 522건의 사례 가운데 전문가 자문과 제안을 거쳐 선정됐다.

재단은 이번에 성차별적 속담과 관용 표현들도 일곱 가지 선정해 발표했다. 1위는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였다. 이어 '남자는 돈, 여자는 얼굴', '남자는 일생에서 세 번만 울어야 한다' 등이 뒤를 이었다.

재단은 오는 11일까지 누리집에서 '내가 겪은 성평등 명절'을 주제로 도련님ㆍ아가씨 등 가족 호칭 개선에 대한 의견을 취합한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