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저비용항공사(LCC)가 국내에 등장한 지 13년만에 '매출액 1조원 시대'를 열었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 는 지난해 매출액 1조107억원(잠정)을 기록,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도 매출액 1조원 돌파가 확실시 된다. 제주항공 은 지난해 3분기 누적매출액이 9419억원에 달했다. 증권가의 컨센서스는 1조2000억원 수준이다. 2005년 한성항공(현 티웨이항공)이 첫 취항한 이후 13년만에 LCC 매출 1조원 시대가 열린 셈이다.
업계는 항공수요가 증가하면서 LCC 업계가 급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항공여객(국제ㆍ국내선) 증가율은 2016년 16.2%, 2017년 5.2%, 2018년 7.5%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는 LCC의 실적에도 반영됐다. 진에어의 경우 2015년 매출액은 4612억원이었지만 3년간 매출액이 119%나 급증했다. 제주항공 역시 같은 기간 매출액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일각에선 LCC 매출 고점론도 제기되고 있다. LCC들이 공격적인 확장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항공여객 수요 증가세는 점차 둔화하며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여객 수 자체는 늘고 있으나, 국내 LCC는 물론 외항사까지 공급을 대폭 확대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가항공권 등 가격을 낮추는 방식을 통해 좌석을 채우는 구조"라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LCC 6개사가 공급한 국제선 좌석 수는 전년 대비 23.5%(559만석) 증가한 2937만7955석에 달했다. 외국항공사 역시 같은 기간 9.1%(279만석) 늘린 3335만석을 공급했다.
LCC의 기단 확장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LCC 6개사는 총 19기의 신규기체를 도입했다. 올해도 LCC들은 신규 기종(B737 MAX 8, A321-neo LR)을 중심으로 약 19기의 도입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국내 경기가 하강국면이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항공운송업은 경기민감도가 높은 대표적 산업군 중 하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LCC들이 취항 노선 수를 늘리긴 했지만, 지방발(發) 노선이 다수였고 새롭게 취항하는 노선 자체는 많지 않았다"며 "단거리 노선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몽골ㆍ싱가포르에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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