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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 OTA의 성장과 관광업계의 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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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택시업계의 카풀 도입 여부는 관련 업계뿐 아니라 사회적 논쟁으로 치달았다. 관광 분야에서는 공유 숙박 문제가 이와 비슷하다. 그동안 찬성과 반대가 팽팽해 절충점을 찾기 어려웠으나 최근 정부가 도입을 허용하기로 하고 반발하는 숙박업계 설득에 나선 상황이다. 업계 내부에서는 공유 숙박보다 더 치열한 논의가 있다. '온라인여행사(OTA)'의 급격한 시장 확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한 논쟁이다.


젊은 세대가 선도했던 개별 여행이 빠르게 모든 세대로 확대되면서 숙박, 항공 등 예약서비스시장에서 여행사와 호텔의 자체 예약망 등은 해외 유명 OTA사에 시장을 내줬다. OTA의 약진으로 항공, 숙박, 렌터카 등 여행에 관한 대부분의 것들을 한 곳에서 쉽게 예약하게 됨으로써 고객은 매우 편리하게 여행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다.이러한 OTA의 급격한 시장 점유율 확대는 여행사에 큰 타격을 줬다. 이미 몇 군데 여행사가 도산한 실정이다. 호텔도 숙박 예약시장에서 OTA의 급속한 점유율 확대로 이미 일부 호텔은 예약의 40% 이상을 OTA가 점하고 있다.

OTA의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호텔의 견제가 불가능해지고 자연스레 수수료도 올라 이제 20%에 육박하고 있다. 따라서 호텔 입장에서는 OTA의 수익을 위한 호텔 운영이 아니냐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시장 점유율이 높은 해외 OTA들은 고객 보호 기능이 미흡하고, 세제와 관련해 국내 OTA에 대한 역차별 문제도 제기된다. 그러나 주무부처에서도 이를 규제할 마땅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관광시장 자체의 수요 확대에 OTA의 노력이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좀 더 편리하고, 저렴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게 함으로써 시장이 확대된 측면은 부인할 수 없다. 또 철저하게 무한 경쟁하는 시장에서 관광객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기여한 부분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기존 업계의 어려움도 이해해야 한다. 고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방법 중에서 선택했던 OTA가 어느덧 시장 가격의 결정을 주도하고, 자체 호텔 등급제 도입을 통해 한국관광공사의 공인된 등급마저 무색하게 하는 구조는 시장 경제를 넘어서는 횡포로 인식되고 있다. 여행업계에서 이러한 변화에 발 빠르게 움직이지 못한 측면은 있지만 물량을 앞세워 시장을 독점하고 중소 여행사를 도산으로 몰고 간 상황도 정상적이지는 않다.

최근 호텔 업계에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협회 차원의 호텔 예약 사이트 개설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체인에서는 자체 예약망에 혜택을 좀 더 부여해 OTA의 시장 확대를 막고 자체적인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여행 업계에서도 OTA에 맞서 각 사가 자체 OTA 기능을 강화하고 있으며, 호텔 업계와 공동의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OTA 논란의 핵심은 OTA와 관련 업계가 상생해서 우리나라의 관광시장을 확대하고 초과 수요를 창출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상호 간의 진실된 대화가 필요하다. 한국호텔업협회와 한국여행업협회, OTA 대표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하고 관련 논의를 다룰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수수료 상한선 설정, 고객이 불만을 제기할 경우 책임 소재를 어떻게 처리할지 등의 문제를 입법을 통해 제도화하는 방안도 추진해야 한다. 해외 OTA에 맞설 국내 OTA의 지원 방안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기술 혁명으로 인한 산업 생태계의 변화는 그 흐름이 꾸준했다. 이에 역행하거나 방향을 잘못 잡으면 산업 전체가 약화되거나 붕괴될 수 있다. 우리나라 관광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OTA와 관광 업계가 대척점에 서지 말고 하루빨리 한 배를 타야 한다. 그래야 한국 관광이 산다.


김영문 관광학 박사 · 메이필드 호텔&리조트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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