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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경기 르포]대형마트 찾은 주부들, 비싸진 제수용품에 들었다 놨다만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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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표 살펴보는 주부 비명, 카트에 넣었다 다시 빼

명당 차지한 선물세트 매대 한산…직원들만 덩그러니

상차림 간소화할 것…할인상품만 카트에 가득 담아

26일 롯데마트 구로점. 5만원대에 달하는 과일 선물세트 매대 앞이 한산한 모습이다.

26일 롯데마트 구로점. 5만원대에 달하는 과일 선물세트 매대 앞이 한산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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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최신혜 기자] #26일 방문한 롯데마트 구로점, 이마트 신도림점, 홈플러스 신도림점 세 곳에는 설을 앞둬서 인지 제법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러나 채소나 과일, 고기 등을 살펴보던 주부들은 집었다가 다시 놓는 등 가격표를 보고 고심했다. 대부분 할인 상품만 카트에 담는 모습이었다. 과일 매대 앞에서 사과와 배를 살펴보던 주부 한예슬(39) 씨는 "에휴 무슨 과일을 사야하지"라고 중얼거렸다. 한 씨는 "무조건 차례상차림을 간소화하게 할 것"이라며 "고기도 저렴한 수입산으로 갈비찜 등을 할 생각"이라고 토로했다.


#설 선물세트 매대는 한산했다. 직원들만 덩그러니 서있는 모습이었다. 5만원대 이상의 과일·홍삼·와인·고기 등의 선물세트 앞에서는 문의하는 손님 자체가 드물었다. 매대 앞 판매원은 "아직 설이 10여일 남았기 때문에 상황은 지켜봐야겠지만, 작년 설보다도 판매 실적이 저조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추가 증정 등 다양한 할인 행사도 진행하는데 고객들이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대형마트 곳곳에서는 주부들의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다. 과일, 채소, 고기, 생선 등 안 오른 품목을 찾기 힘들 정도이기 때문이다. 차례상차림을 걱정하는 주부들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고, 카트에는 할인 상품만 가득 담겼다. 명절 성수기를 앞두고 주요 성수품의 가격이 더 오르는 특징을 감안하면, 설을 앞둔 주부들의 비명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위기감을 느낀 정부가 설 명절 대비 물가안정 특별대책들을 마련하고, 대형마트 3사 역시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지만 서민들이 체감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롯데마트 구로점 생선 코너에서 갈치를 살펴보던 주부 김정례(52) 씨는 "올해 상차림 비용은 작년보다 무조건 더 들 것"이라며 "물가가 하도 올라 곡소리가 절로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채소 매대에서 3180원에 달하는 오이 3개 묶음을 살펴보던 주부 이정미(46) 씨는 "친척들이 모이는 까닭에 반찬으로 오이무침을 하기 위해 살펴보고 있다"면서 결국은 카트에 담지 않고 이동했다.

26일 롯데마트 구로점 채소 매대. 채소를 살펴보는 고객들이 별로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26일 롯데마트 구로점 채소 매대. 채소를 살펴보는 고객들이 별로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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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에 제법 많은 상품이 담겨 눈길을 끌었던 부부 김요섭·박미정(48·45) 씨는 "설 직전에는 더 오를 것 같아 오늘 장을 다 볼 생각을 했다"면서 "최대한 할인행사 상품이나 간편식 위주로 장을 보고 있는데, 작년보다 비용은 몇 만원 더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


설 선물세트 매대 앞에서는 선물을 집어 드는 사람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았다. 5만원대 정도의 홍삼이나 과일 선물세트 매대 앞에서는 직원들만 지나가는 손님들에게 설명하기 바빴다.

다만 1만~2만원대의 커피·생활용품 선물세트 매대에서는 제법 문의를 하는 손님들이 있었다. 작은 공장을 운영하는 김대섭(62) 씨는 "사과와 배로 구성된 상품이 많아진 것 같은데, 개당 5000~1만원 꼴로 가격이 만만치 않아 부담스럽다"며 "조금 더 저렴한 선물을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매대 관계자는 "선물세트 판매는 아직까지 많이 저조한데, 그래도 1만~2만원대 선물 문의는 제법 있다"면서 "한 30세트는 나간 것 같다"고 전했다.


26일 이마트 신도림점 내 수산식품 매대에 할인상품을 구입하려는 고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이날 이마트에서는 물가안정 상품으로 갈치 한 마리를 3300원에 선보였다.

26일 이마트 신도림점 내 수산식품 매대에 할인상품을 구입하려는 고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이날 이마트에서는 물가안정 상품으로 갈치 한 마리를 3300원에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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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신도림점의 풍경도 비슷했다. 수산코너 앞에서는 '물가안정 상품'으로 신문에 광고된 한 마리에 3300원 갈치와 5마리 9900원짜리 명태코다리 할인상품을 집으려는 고객들로 만원을 이뤘다. 주부 전미현(35) 씨는 "1년 전 한 마리에 9000원까지 올랐던 갈치를 3000원대에 살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마트를 찾았다"며 "올해 설에는 가족들과 모여 생선, 나물요리로 간단히 한 끼 식사를 때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육코너에서도 가격이 저렴한 제품만 팔려나갔다. 이마트는 한우갈비, 국거리, 불고기 등으로 구성된 19만8000원짜리 한우혼합 1호 선물세트 등을 선보였지만 고객들은 설 상품이 아닌 100g에 780원짜리 돈앞다리, 2380원짜리 달링다운와규 불고기에 앞다퉈 손을 뻗었다.


26일 이마트 신도림점의 김, 멸치 등 설 선물세트 매대 앞이 한산한 모습이다.

26일 이마트 신도림점의 김, 멸치 등 설 선물세트 매대 앞이 한산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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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세트 매대로 향하는 발길은 뜸했다. 청과물과 수산물 매대를 잇는 안쪽 중심 지점에 김, 멸치, 인삼 등 선물세트 매대가 떡하니 들어서 있었지만 담당 판매원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김 세트를 담당하는 판매원은 "2만~3만원대 실속형 제품이 알차게 잘 나왔다"며 "물가 부담이 큰 요즘 김이나 멸치 등 마른반찬은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것"이라고 구매를 권했다. CJ·동원 등의 햄, 참치 선물세트 코너 역시 관심을 갖는 고객들이 없었다.


바로 옆 과일 선물세트 매대 역시 썰렁했다. 10개들이 나주 전통배 선물세트 가격은 무려 6만9800원에 달했다. 한 개에 6000원이 넘는 셈이다. 12~15개들이 사과 선물세트 역시 4만5000원에서 최대 7만원까지 팔리고 있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5일 기준 배(신고) 10개 평균 소매가격은 3만8393원으로 1년 전 2만8346원 대비 35.4% 비싸졌다. 사과(후지) 10개 평균 소매가격 역시 2만4900원으로 1년 전 2만523원에 비해 21.3%나 올랐다. 과일 선물세트를 둘러보던 주부 김지연(38 )씨는 "과일가격이 너무 올라 설 선물로 챙기는 것은 물론 받는 것도 부담스러울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26일 홈플러스 신도리점 매장입구에 마련된 설 선물세트 매대. 판매원 두 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26일 홈플러스 신도리점 매장입구에 마련된 설 선물세트 매대. 판매원 두 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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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림 홈플러스점은 더욱 한산했다. 매장입구로 들어가기 직전 건강, 생활용품, 커피·차, 통조림 등의 설 선물세트를 한 곳에 모아놓은 매대에는 두 명의 직원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중앙에 진열된 상품들은 1만~3만원대 실속형 통조림 제품과 1만~2만원대 커피 제품이 주를 이뤘다. 매장 내부 청과 코너 중심에 자리잡은 3만~6만원대 곶감세트와 한과세트, 정육코너 냉장칸을 차지한 10만원대 갈비 냉동세트 앞은 썰렁했다. 반면 9990원짜리 냉동 새우와 전복은 낮 동안 고객들이 싹 털어가 동이 난 상태였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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