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법은 처음이라'는 법알못(알지 못하는 사람)의 시선에서 소소한 법 궁금증을 풀어보는 코너입니다. 법조기자들도 궁금한 법조계 뒷이야기부터 매일 쓰는 사건 속 법리와 법 용어까지 친절하게 설명해드립니다.


[법은 처음이라] 손석희 폭행 논란에서 나온 법적 용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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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JTBC 대표이사 겸 앵커(63)가 폭행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지난 24일 알려진 이 사건으로 손 대표와 손 대표에게 안면과 어깨를 여러 차례 맞았다고 주장하는 김웅 프리랜서 기자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계속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아울러 김씨는 손 대표를 서울 마포경찰서에 폭행혐의로 최근 고소했고 경찰은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김씨는 또 연일 녹취 파일과 동영상, 손 대표와 나눈 텔레그램 대화라고 주장하는 메시지 내용을 폭로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김 기자는 손 대표이 2017년 4월 경기 과천시 제네시스 차량을 운전하던 중 차량접촉사고를 낸 뒤 자리를 떠 ‘뺑소니’를 치고 도주했다가 피해자들에게 붙잡혀 150만원에 합의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 기자는 또 이를 기사화 하려고 했으나, 손 사장은 자신을 회유하기 위해 JTBC 취업을 제안했다고 폭로했습니다.

JTBC는 폭행 주장에 대해 “이번 사안 당일에도 같은 요구가 있었고 이를 거절하자 갑자기 화를 내며 지나치게 흥분했다”며 “‘정신 좀 차려라’고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사안의 전부다”고 해명했습니다.


JTBC 측은 또한 사고 당시 쌍방 합의를 봤고 김 기자가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하며 손 사장을 협박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JTBC는 입장문을 통해 “K씨는 타 방송사 기자 출신으로 제보가 인연이 돼 약 4년 전부터 알던 사이”라며 “방송사를 그만 둔 K씨는 오랫동안 손 사장에게 정규직, 또는 그에 준하는 조건으로 취업하게 해 달라는 청탁을 집요하게 해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손 대표 측은 김씨가 상대로 공갈미수, 협박 혐의로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입니다.


폭행과 상해는 언제 성립?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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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손 대표를 폭행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전치3주에 해당하는 상해 진단서를 증거로 제출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폭행과 상해는 언제 성립할까요?


우선 폭행은 신체에 대한 일체의 불법적인 유형력 행사를 말합니다. 반드시 신체에 상처나 장해가 생기지 않아도 성립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소리를 질러 놀라게 하거나, 수염이나 머리카락을 자른다거나 손으로 세게 잡아당기는 행위 등도 모두 폭행에 해당합니다. 또한 담배연기를 상대방에게 내뿜는 행위,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 뿌리기도 폭행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처벌은 어떨까요? 형법 260조는 폭행을 가한 자에게 2년 이하의 징역과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자기와 자기 배우자의 부모, 조부모 등을 폭행하는 존속폭행의 경우 5년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상해죄는 신체의 생리적 기능에 장해를 일으키는 것을 말합니다. 타인을 때려서 뼈를 부러트리는 행위, 피부에 상처를 내는 행위, 치아가 빠지게 하는 행위 등을 뜻합니다. ‘형법 257조는 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했습니다. 아무래도 신체적 기능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상해가 폭행보다 더 중한 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폭행과 상해는 처벌 가능성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폭행 가운데 단순폭행, 존속폭행의 경우 반의사불벌죄입니다. 즉 피해자의 처벌의사가 없으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상해죄는 경우가 다릅니다. 상해는 단순상해일지라도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기 때문에 피해자가 처벌의사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가해자가 형사처벌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공갈과 협박은 무슨 차이?

앞서 본대로 손 대표는 최근 김씨를 공갈미수와 협박으로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그런데 ‘공갈과 협박은 같은 거 아닌가’ 혹은 ‘공갈이 왜 법적으로 쓰이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흔히 일상에서 우리는 공갈, 협박을 구분 없이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죠. 또는 공갈꼭지, 공갈빵 등 공갈을 ‘가짜’라는 의미로도 사용하고 있어 정확한 법적 용어는 잘 모를 수 있습니다.


우선 법적으로 협박과 공갈은 어떻게 다를까요? 공갈에 대해 살펴보기 전에 협박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협박은 공포심을 일으키게 할 목적으로 해악(害惡)을 가할 것을 알리는 일체의 행위를 뜻합니다. 해악의 내용은 제한되지 않았고, 생명·신체·자유·명예·재산 등 기본권을 해할 수 있는 모든 것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형법 283조에서 단순협박죄를 ‘사람을 협박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하고 있고, 2항은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에 대해 협박했을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공갈(恐喝)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갈을 한 구체적인 목적이 필요합니다. 바로 돈이죠. 우리 형법 350조는 사람을 공갈해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얻거나, 또는 제3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얻게 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 2000만원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공갈 미수도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죠. 이처럼 협박의 범위가 공갈보다 크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손 대표 측은 김씨 측이 2017년 벌어진 일을 기사화하지 않는 대가로 먼저 정식 기자 채용을 요구했지만, 실제로는 JTBC가 김씨를 정식 기자로 채용(재산상 이익)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갈미수로, 김씨의 요구가 손 대표에게 공포심이 일으켰다며 협박으로 고소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습니다.


손석희 폭행 논란 vs 김웅 공갈·협박 논란…공은 수사기관으로
[법은 처음이라] 손석희 폭행 논란에서 나온 법적 용어들 원본보기 아이콘

김씨는 손 대표의 주장에 반발하고 있다. 김씨는 ‘취업 청탁을 하지도 않았지만, 한다고 해도 될 수도 없다’며 ‘인신공격’이라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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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서울서부지검은 24일 오후 손 대표 측이 김씨를 공갈미수·협박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접수하고 형사 1부에 배당했다고 25일 밝힌 바 있습니다. 검찰은 김씨가 손씨를 폭행 혐의로 신고한 사건을 수사 중인 마포경찰서에서 고소 사건을 병합해 수사하도록 할 방침입니다.


손 대표는 25일 자신의 인터넷 팬 카페에 "긴 싸움을 시작할 것 같다"며 "모든 사실은 밝혀지리라 믿는다"고 적었습니다 이 사건을 둘러싸고 양 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어 오랜 시간 논란과 법적공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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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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