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31일 쟁의 찬반투표 실시
노조 내부서도 거부감 있어
전면파업까지 가지 않을 듯
타 IT기업에 미칠 영향 주목
[아시아경제 조한울 기자] 네이버 노동조합이 '파업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의 노사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네이버 노조는 파업까지 고려한 쟁의 투표를 진행하겠다고 벼르지만 노조 내부에서도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한다'라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노조의 강경 행보에 여론이 곱지 않은 데다, 네이버 서비스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파업 시 불어닥칠 역풍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네이버 노조의 쟁의 투표는 노사 갈등의 '무풍지대'였던 IT 업계의 노동 환경이 급격히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게다가 일부 게임사의 노조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이번 쟁의 투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건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네이버지회)'은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네이버 본사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계열사인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과 컴파트너스도 29일부터 31일까지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쟁의 전 사측과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도 현재로선 낮다. 최대 쟁점인 협정근로자(쟁의행위에 참여할 수 없는 근로자) 범위에 대한 노사의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서다. 앞서 단체교섭에 어려움을 겪던 네이버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노동쟁의 조정 절차를 진행했다. 협정근로자 범위가 지정되지 않아 사측이 조정안을 거부해 단체교섭은 결렬됐다. 24시간 운영되는 인터넷 서비스의 특성상 협정근로자 지정이 필요하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사측 관계자는 "협정근로자 지정은 네이버의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말했다.
둘째, 쟁의행위가 무엇이냐도 관건이다. 노조 집행부는 파업이나 태업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다만 노조 내부에서는 전면 파업까지 가지 않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네이버 노조 관계자는 "파업에 대한 거부감이 노조원 사이에 존재한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서비스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조합원들이 서비스 중단을 무릅쓰고 파업을 하자고 했을 때 얼마나 동의할지 의문"이라며 "IT 기업은 다른 노조와는 달라야 한다는 사회적인 우려도 있어 새로운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한울 기자 hanul0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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