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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에 칼 빼든 공정위…'무리한 제재' 반발·업계 긴장

최종수정 2019.01.23 14:41 기사입력 2019.01.2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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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후행 물류비 납품업체 부담 관행 제재 착수
롯데마트 "물류센터로 전국 배송 시스템으로 물류비, 재고관리비 혜택…갑질 아냐"
유통업계 최대 과징금 4000억원에 업계 긴장…'때리고 보자'식 문제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조목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납품업체에 후행 물류비를 부담시켰다며 롯데마트에 대한 강력한 제재 절차에 착수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그 동안 관행이었던 납품업체의 후행 물류비 부담에 대해 롯데를 정조준해 과도한 과징금을 부과한데다 최근 공정위가 불공정행위로 낙인찍어 무리하게 과징금을 때린 기업들과의 행정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한 전력때문이다. 특히 롯데 제재 결과가 확정될 경우 경쟁 대형마트는 물론 백화점, 온라인 유통채널까지 파장이 확산될 것으로 보여 관련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물류센터에서 매장까지 드는 물류비인 '후행 물류비'를 지난 5년간 남품업체에 떠넘겼다는 혐의로 롯데마트에 시정명령과 함께 40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공정위 유통거래과는 이같은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작성해 위원회에 상정했으며 롯데마트에 보내 다음달 초까지 의견 회신을 요청한 상황이다.

후행 물류비를 납품업체가 부담하는 것은 유통기업들의 거래 관행 중 하나다. 물류센터가 없던 과거에는 납품업체가 물류비를 부담했다. 유통기업들이 물류센터를 만들고 납품업체가 이를 이용해 전국 배송 시스템을 갖출 수 있게 됐고 물류비, 재고관리비 등의 혜택을 봐왔다는 게 유통기업들의 설명이다. 유통기업들이 배송대행을 해준 것에 대한 수수료 개념이라는 것. 하지만 공정위의 시각은 달랐다. 대형마트의 이익을 위해 물류센터를 이용하는데, 후행 물류비까지 납품업체에 부담시키는 것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라는 판단이다.

롯데측은 '무리한 제재'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전국으로 배송 물류망이 확보되지 않은 중소 납품업체들이 유통업계의 물류센터를 거점으로 활용해 배송비용을 절약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공정위가 과도한 해석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납품업체들이 정확한 물류비를 알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내고 있다는 주장도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롯데측은 "납품 계약서와 별도로 물류계약서를 작성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계약기간과 물류요율이 정확하게 기재돼 있다"면서 "단순한 계산으로도 직접 소비자들에게 배송하는 비용과 유통업체 물류센터를 통한 배송 중 어떤 것이 더 비용절감이 되는지는 명확하게 나온다"고 반박했다.
공정위가 산정한 유통업계 최대 과징금인 '4000억원'에 대한 논란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 영업이익이 5000억원 정도 되는 상황에서 4000억원이 과징금으로 부과된다면 사실상 영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라면서 "정식 규제절차인 전원회의를 거치면서 어느 정도 금액이 현실화되겠지만 일단 때리고 보잔식의 제재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공정위는 불공정행위를 명목으로 부과한 과징금 대상기업과의 행정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했다. 최근에도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애경산업에 대한 공정위 처분이 위법하다는 고등법원 판결이 나왔다. 지난해 국감에서도 공정위의 무리한 기업 제재가 문제가 됐다.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피감기관인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 7월까지 공정위가 기업들과의 행정소송 등에서 패소해 돌려준 환급액은 1조1190억원에 달한다. 이자만 8885억원이다.

문제는 공정위가 다른 대형마트들까지 들여다보고 있는 만큼 업계 전반에 파장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롯데마트뿐만 아니라 대형 유통물류 기업들은 다 그렇게 진행하고 있다"며 "후행 물류비도 비용을 100% 전가하는 게 아니라 물류센터에서 점포로 나가는 일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공정위의 제재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경묵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정위가 규제하겠다고 나선 것은 자율계약논리에 위배된다"면서 "유통사와 납품업체간 물품대 계약을 체결하고 어디까지 누가 부담하는지는 당사자간 합의를 통해서 이뤄지는 건데 이 거래가 공정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증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짜장면을 배달해먹는 것과 가서 먹는 것에 대한 비용이 다를 수 밖에 없는데 배달해 먹었다고 벌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해할 수 없는 행위"고도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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