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ICBM 폐기 수준에서 대북 제재완화 합의 가능성
스웨덴에 도착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차관)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스웨덴 외교부를 방문, 마르코트 발스트롬 외교장관을 면담하고 나오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스웨덴 실무협상에서 단계적 비핵화 협상인 '살라미 방식'에 합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는 이어 "필경 스웨덴 회담을 통해 북한의 입장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을 비건 특별대표가 느끼게 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2차 정상회담을 하면 안된다고 건의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은 앞서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핵화의 진정성을 설명하면서 2차 북ㆍ미정상회담 개최를 이끌어 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이 돌아간 이후 "비핵화에 대해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이어 "이것이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과 충동적인 성격에 의거해 북한의 '핵 굳히기'를 한걸음씩 진전시키는 '톱다운 방식'"이라며 "북핵협상에서 무슨 결과물이라도 만들어 국내 정치 상황의 코너에서 빠져 나오고 싶어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내심을 정조준한 전술"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6ㆍ12 북ㆍ미정상회담 직후에도 미국 측에서는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지낸 성 김 필리핀 대사가, 북한 측에서는 최 부상이 판문점에서 만나 실무협상을 벌였지만 당시 최 부상이 '미국의 양보'를 요구하면서 난항을 겪은 바 있다.
문제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살라미 방식'에 합의할 경우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수준에서 미국이 대북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1일 "궁극적으로는 미국민의 안전이 목표"라고 말해 미국이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해제' 방침에서 한 발 물러난 것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태 전 공사는 "이런 김정은-트럼프의 '살라미 방식' 때문에 북한은 핵 보유국으로 남게 되고 한국 국민들만 북한 핵인질로 남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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